서울대 여학생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 / 뉴스1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서울대학교에서 근무하던 50대 청소노동자 A씨가 교내에서 숨진 가운데, 평소 그가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A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기숙사에서 대형 100L 쓰레기봉투 6~7개씩을 매일 직접 날라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유족과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측은 A씨가 과도한 업무량과 '직장 갑질'에 시달려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지병 없이 건강한 편이었으나 고된 노동과 직장 내 갑질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A씨는 8개의 화장실과 4개의 샤워실을 청소해왔고, 100L 짜리 대형 쓰레기봉투로 매일 4개 층의 일반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등을 옮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쓰레기양이 증가해 A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기숙사에서 대형 100L 쓰레기봉투를 매일 6~7개씩 직접 날라야 했다"라며 "특히 병 같은 경우 무게가 많이 나가고 깨질 염려가 있어 항상 손이 저릴 정도의 노동 강도에 시달려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내용이 전해지자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대에서 사망하신 청소노동자분이 옮기셨다는 종량제 봉투 100L 크기 가늠해보기'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쓰레기로 꽉 찬 100L짜리 종량제 봉투의 사진이 담겼다. 성인 남성 혼자 들지 못해 두 명이서 함께 쓰레기를 옮기는 모습 등의 사진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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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는 "음식점 같은 데서 알바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저게 꽉 차면 진짜 무겁다"라며 "바닥에서 옮기는 것도 겨우겨우 끄는데 저걸 엘리베이터도 없는 기숙사 계단에서 하루에만 6~7개를 옮기신 거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누리꾼들도 "너무 안타깝다",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눈물 난다", "청소노동자분들 노동환경이 꼭 좋아졌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앞서 서울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사망한 50대 청소노동자 A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씨 가족은 퇴근 시간이 지났음에도 A씨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도 안 되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극단적 선택이나 타살 혐의점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과로사인지 등 여부는 (학교 측에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