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김기자의 디스이즈'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중국이 김치가 자국의 고유 음식이라며 문화 공작을 벌이는 가운데 김치의 중국식 표기법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중국에선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부른다. 중국에선 야채 절임을 통틀어 파오차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식 김치도 함께 파오차이라고 부르자 원조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이다.
문화 공작을 인지한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한국 김치를 파오차이가 아닌 '신치'라는 이름으로 홍보했지만 이미 한국 김치도 파오차이라고 알려진 탓에 인식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비롯된 심각한 문제가 국내 '교과서'에서도 드러났다. 현재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중국어 교재에도 김치는 여전히 파오차이라고 표기됐단 점이다.
YouTube '김기자의 디스이즈'
오늘(25일) 유튜브 채널 '김기자의 디스이즈'에는 "파오차이라고 가르치는 이유를 교육청에 따져보았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김기자는 제보를 받고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수업에 이용하는 중국어 교재를 직접 구입해 확인했다. 조사 결과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명시한 책들은 한두 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우리 미래를 책임질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쓰는 교과서다"라며 "가장 걱정되는 건 우리 아이들이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김기자와 인터뷰를 나눈 대학생 A씨는 "초급 단계에서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교과서에 표기된) 단어를 비판적으로 의심하기보단 스펀지처럼 흡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들과 국제교류 할 때 한국의 음식 문화를 설명할 때도 파오차이를 썼다"며 "김칫국, 김치찌개 종류를 설명할 때도 파오차이를 이용해 설명했다"고 이로 인해 파생된 부작용을 알렸다.

YouTube '김기자의 디스이즈'
문제가 된 교과서들은 인천교육청에서 인정한 '인정교과서'였다. 교육청 관계자는 김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에 민원 제기를 받고 번역 문제를 인지해서 수정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정 중인 교과서는 전체가 아닌 민원을 제기한 한 곳의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교재뿐이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출판사 협조 없이 내용을 고치긴 어려운 구조"라며 "민원이 접수가 돼야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오차이라고 명시된 교과서 표기를 정정하기 위해선 출판사에 민원을 넣어야만 민원을 토대로 정부에 수정 요청을 할 수 있고 그 후 정부가 심의위원회를 열어서 결정된다고 전했다.
김기자는 "결국 민원이 접수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파오차이 표기를 민원 접수 없이 일괄적으로 수정하기 위해선 문체부가 훈령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ouTube '김기자의 디스이즈'
중국이 벌인 김치 종주국 논쟁이 심각한 가운데 상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중국어 교재들 모두 다 정부 검열해야 한다", "중국의 검은 손이 안 뻗친 곳이 없다", "열받아서 문체부 홈페이지에 문의 글 넣고 왔다", "미래가 걱정된다" 등의 공분을 표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해 7월 제정한 훈령 제10조 '음식명'에 따르면 중국어 관련 조항 4항은 "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했다.
그 예로 '김치찌개'를 들면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김치 표기법에 관한 혼란을 야기했단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