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사이트] 박상우 기자 = 최근 군 부대 조리병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폭로가 연이어 나오면서 '조리병 혹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여년 전 조리병으로 군 복무를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살인적인 업무에 정신병적 증상을 호소했고 결국 정신장애 3급을 판정받았다고 한다.
21일 중앙일보는 20여년 전 특수전교육단에서 조리병으로 복무한 이준호(44)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1998년 3월 30일 특수전교육단에 입대했다. 누구보다 건장하고 튼튼했던 그는 '특전폭파' 주특기를 부여받았지만, 인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리병으로 군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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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는 살인적인 일정에 시달렸다. 이씨는 "10월부터 약 40일의 기간 동안 5명의 취사병이 1,500명의 식사를 준비했다"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특히 취사반 막내였던 그는 가혹한 업무에 시달려 새벽 2시부터 일어나 식사준비를 해야 했다. 힘든 내색이라도 보일 때면 얼차려와 구타까지 당했다고.
이 때문에 이씨는 군 생활 내내 혼자 말하기·우울감·이상행동·불면증 등의 정신병적 증상을 호소했다고 한다. 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00년 5월 병장 만기 전역한 이후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그는 매일 신경안정제와 수면진정제, 항파킨스제 등 7알이 넘는 약을 복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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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의 누나는 매체에 "처음 이상 증세가 나타났을 때 바로 의병전역을 시키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았어야 했다"라며 "부대 지휘관의 말을 믿고 만기제대를 시킨 것이 후회된다"라고 호소했다.
최근 군 조리병들의 폭로가 연이어 나오면서, 조리병 혹사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최근 육군훈련소 소속 조리병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열악한 환경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3,000여명에 이르는 훈련병의 식사를 12명 남짓한 조리병이 책임지고 있다"라며 "365일 쉴 틈이 없다"라고 호소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지난 17일 '부실 급식 개선'과 관련해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는 행정병 인원을 감축해 조리병 1,000여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또 국방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 하반기 민간조리원을 채용해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조리병들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주말과 휴일에는 완제품 형태의 간편식과 뷔페형 조식을 제공하는 안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