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에서 20대 커플이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거짓말을 해가며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4일 인천경찰청 출입 방송기자들에게 해당 사건의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에는 "부평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측 부모의 영상 보도 자제 요청이 있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 메시지를 받은 한 종합 편성 채널 방송사 기자가 피해자 측에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피해자 측 부모는 보도 자제를 요청한 적이 없었다.
이에 해당 기자가 이날 오전 인천경찰청 홍보실에 연락해 피해자 측 주장을 전하자 홍보실 직원은 "피해자 측 부모가 아니라 피의자 측 삼촌이 요청했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피해자와 피의자 측 그 누구도 경찰에 보도 자제 요청을 한 사실이 없었으며, 확인 결과 이는 사건의 반향을 줄이려 경찰 측에서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인천 경찰청 관계자는 "사건이 지나치게 커져 인천이 마치 범죄 도시인것 처럼 비치는 것 같아 자제 요청 문자 메시지를 방송사에만 보냈다"며 "거짓말을 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보실 직원이 방송사 기자의 확인 전화에 당황해 재차 피의자 삼촌이 요청했다고 또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가해자들에 대해 "아주 나쁜 애들이 아닌 것 같다. 그냥 술먹고 그렇게 된거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