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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까지 눈 못 뜨면 장기기증 해달라"던 여성 끝까지 포기 않고 살려낸 의사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랐던 여성은 의료진의 치료로 기적같이 건강을 회복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이대서울병원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지난해 1월 말 이대서울병원 응급실에 한 여성이 긴급 이송됐다.


연락을 받고 도착한 교수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여성은 의식이 없었고 쇼크 사태라 사망에 이를만큼 위중한 상태였다.


이처럼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랐던 여성은 의료진의 치료로 기적같이 건강을 회복했다.


지난 10일 이대서울병원은 새로운 생명을 얻은 21살 이희선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이대서울병원


선천성 심장병(비후성 심근병증)을 가진 희선(21)씨는 가족력으로 두렵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아버지가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돌아가셨고, 오빠와 동생도 심장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다반사였다.


응급실을 방문한 날도, 호흡곤란을 호소하던 그녀는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신상훈 이대서울병원 순환기 내과 교수는 에크모 기계를 장착했고, 희선씨는 자신의 6~9% 남은 심장기능과 에크모로 겨우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과거 남편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을 때처럼 의식을 잃고 기기에 의지해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희선씨를 바라보던 어머니는 신 교수에게 자신의 마음이 담긴 쪽지를 내밀었다. 쪽지에는 희선씨가 생일인 다음 달 14일까지 깨어나지 못하면 생일에 맞춰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쓰여 있었다.


인사이트이대서울병원


신 교수는 "희선씨의 혈압과 맥박이 불안정하고 사망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긴 하지만 아직은 장기기증할 때가 아니라 생각했다"면서 "희선씨 어머니께 내가 더 세심히 치료할 테니 경과를 보고 회복하지 못한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자"라고 했다.


희선 씨는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넘기고 이대 서울병원에 입원한지 4일 만에 에크모 기계를 뗐고, 6일 만에 눈을 뜰 수 있었다.


신 교수는 "일본인인 희선씨 어머니(58)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툰 한국어로 '돌아오는 딸의 생일인 2월 14일에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쪽지를 건넸을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려온다"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각고의 노력 끝에 희선씨는 극적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자칫 사망일이 될 수 있었던 희선씨의 스물한 번째 생일은 제2의 삶을 기념하는 축일이 됐다. 


심장 중환자실 의료진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심장 중환자실을 찾지 못하는 가족을 대신해 희선씨의 21번째 생일잔치를 열어줘 기쁨이 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