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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말기' 아빠 마음 아플까 봐 수개월간 '학폭' 참은 중학생 아들

암투병 중인 아버지 걱정 때문에 학교폭력 피해를 털어놓지 못한 중학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스1] 박진규 기자 = "너네 엄마 베트남 사람이란거 소문낼 거다"


전남의 한 중학교 운동부 학생이 동급생을 지속적으로 폭행했다는 학교 폭력이 신고됐다.


특히 가해 학생은 피해학생의 엄마가 베트남 국적임 점을 악용해 학교 폭력을 신고하지 못하게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해당 중학교와 피해 학생 등에 따르면 이 학교 럭비부 2학년 A군은 럭비부 주장인 같은 학년 B군으로부터 올해 1월부터 폭행을 당했다.


2학년이 되면서 럭비부에 가입해 지난 1월 겨울방학부터 훈련을 시작한 A군에 대한 폭력은 훈련 시작 후 일주일이 지난 무렵부터 3월 초까지 지속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폭행 이유는 운동할 때 실수하거나 같이 씻자는 것을 거부할 때마다 이뤄졌다. 샤워시설이 있는 럭비부 숙소에서 진공청소기를 분리한 막대 부분으로 엉덩이를 수차례 때렸다.


어느 날은 A군의 초등학생 동생을 훈련에 데려왔는데, 동생이 보는 앞에서도 3차례나 폭행을 당했다.


또한 올해 4월 말과 5월 초에는 2차례에 걸쳐 5만원을 빼앗겼다.


빌려주기 싫다고 하면 "너네 엄마 베트남 사람이라고 친구들에게 소문내버리겠다"고 괴롭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해 학생인 B군은 A군의 핸드폰을 빼앗아 카카오톡 앱을 열고 A군과 엄마의 대화 중 엄마의 어눌한 한국말을 흉내 내면서 친구들에게 따라해 볼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폭행과 놀림에도 A군은 참을 수 밖에 없었다.


B군에 맞서면 B군의 누나와 형의 후배들이 보복을 해준다는 소문이 이미 학교 내에 퍼져 있다.


더욱이 A군의 아빠와 엄마는 현재 이혼한 상태며, 아빠는 폐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 중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할머니에게 이야기 해서 몸이 아픈 아빠가 알게 되면 충격으로 더 아파질까봐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계속 숨겨야만 했던 폭력은 가해학생 아버지의 친구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밝혀졌다.


폭력 내용을 접한 B군 아버지 친구는 A군의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아픈 A군의 아버지를 대신해 경기도에 거주하는 고모가 지난 1일 학교에 찾아와 학교 폭력을 신고했다.


A군의 고모는 "할머니 밑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조카가 계속 맞고 다녔다는 말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학교는 물론, 경찰에도 신고하는 과정에서 다른 학생도 폭행을 당했다고 같이 신고하는 것으로 봐서 여러 명이 피해를 입은 것 같다"며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럭비 훈련이 끝나고 숙소에서 폭행이 발생해 그동안 파악을 못했다"면서 "가해학생 반 전체를 1층에서 2층으로 옮겨 분리조치했으며 조만간 도교육청 차원의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