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베트남 유학생들 "우리가 한국에 남자 만나러 왔다고 생각하냐?"며 분노했다.
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베트남 출신 유학생들은 지난달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농촌 남성과 베트남 유학생의 만남 주선 사업을 한다는 경북 문경시가 평등권과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 베트남 학생은 "한국 사회는 성 평등 의식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베트남 여성들은 물건처럼 결혼한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부하러 한국에 왔지 남자를 만나러 온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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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변에서 "남자 만나 결혼하려고 한국에 왔냐?"라는 말을 듣는 것도 모자라 "이주 여성을 물건으로 취급해 가정 폭력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학생들이 모두 결혼하러 온 것은 더욱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국에서 여전히 '하층민'으로 여겨진다"며 "한국 정부가 베트남뿐 아니라 다른 이주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줬으면 한다. 외국인들은 여전히 많은 차별과 불평등을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북 문경시는 농촌 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업을 추진했다가 반발해 부딪혔다.
지난 4월 문경시는 한 출입국민원 대행기관에 '인구 증가를 위한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추진 협조문'이란 제목의 공문에서 "농촌의 인구 증가와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혼인 연령을 놓친 농촌 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한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를 추진코자 하니 많은 협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이에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을 추진한 문경시를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