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인천공항에 입국한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의자 아더 패터슨(36)이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패터슨은 사건 발생 16년 만인 이날 오전 4시 26분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대한항공편을 통해 한국에 돌아왔다.
지난 22일 그의 송환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에 취재진과 법무부 관계자 등 수십 명이 비행기 도착 2시간여 전부터 공항에서 대기했다.
착륙한 지 40분가량 지난 5시 8분께 호송팀 관계자에게 양팔을 잡힌 패터슨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관심에 다소 놀란 듯 보였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범인이 에드워드 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같은 사람. 난 언제나 그 사람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희생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숨을 내쉬더니 살짝 고개를 저으며 "유가족들은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이다. 난 지금 (이 분위기에) 압도돼 있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패터슨은 지난 1997년 4월 3일 오후 10시경 서울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