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한국에서 평생을 살아온 '일본인 할머니'는 '쪽바리'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영상)

인사이트KBS1 TV 다큐공감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쪽바리들은 다 쫓아내야지"


일본인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는 상인의 발언에 일생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살아온 일본인 할머니는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에서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일본인 할머니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해당 장면은 과거 KBS1 TV 다큐공감 '두 개의 고향, 두 번의 눈물' 편에 등장한 영상이다.


인사이트KBS1 TV 다큐공감


아오키 츠네 할머니는 18세 때 징용 광부로 일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언어의 장벽과 낯선 문화에도 불구하고 아들 셋을 낳았다.


결혼 이후 1년 만에 한국이 독립을 하자 부부는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한국에서 막내아들은 굶어죽었으며 자상하던 남편은 어느새 술을 먹고 폭행을 일삼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가고 싶어도 호적 정리가 안 돼 할머니는 일본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렇게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낸 할머니지만 뿌리 깊게 내려앉은 반일 정서를 접할 때면 아직도 가슴이 시리다.


인사이트KBS1 TV 다큐공감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한 할머니는 62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생선 장사를 해온 상인과 대화를 나눈다.


광복 당시 부산에 일본인 분들이 많았냐는 질문에 상인은 "해방되면서 다 쫓겨났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본인들 남아있으면 우리가 가만두겠어? 쪽바리들은 다 쫓아내야지"라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할머니는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자신을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었지만 평생을 이유 없이 들어왔던 비난과 차별에 가슴이 시렸던 것이다.


한편 일제강점기에 조선인과 결혼해 살다가 광복 후 남편과 함께 한국에 정착한 일본 여성들은 최소 1천여명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YouTube 'KBS여행 걸어서 세계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