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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8일)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19살 김군의 '5주기'입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 김군이 사망한지 오늘(28일)로 5주기가 됐다.

인사이트2016년 5월 18일 사고 당시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가난했던 김 모 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 수리 직원으로 사회의 첫발을 내디뎠다. 


김군이 한 달 일하고 받는 월급은 144만 원이었다. 


그중 100만 원은 적금으로 빠져나갔다. 동생에게 용돈까지 주고 남은 30여만 원을 한 달 생활비로 사용하면서도 김군은 지하철 기관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렇게 5개월. 통장에는 500만 원이 쌓였지만 더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김군이 일하던 중 전동차에 치이면서 대학을 가고 싶던 그의 꿈도 함께 사라졌다. 


인사이트


인사이트뉴스1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 김군이 사망한 지 오늘(28일)로 5주기가 됐다.


안전 수칙에 따르면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은 2인 1조로 진행해야 하지만, 김군은 사고 당시 혼자 작업을 했다. 지하철이 역으로 들어올 때 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동료는 옆에 없었다. 


김군은 역무원에게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겠다"고 보고했으나 그 누구도 상황실 CCTV로 지하철이 접근하는지 확인하지 않고 있었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군의 가방에는 컵라면 하나가 들어 있었다. 


인사이트뉴스1


김군의 사망 사고로 '위험의 외주화'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유해하고 위험한 업무가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하청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후 서울 지하철은 외주 업체에 맡겼던 스크린도어 수리를 무기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했고, 2018년 3월에는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제2, 3의 김군이 여전히 많은 곳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2017년 겨울에는 현장 실습 중이던 고교생 이 모 군이 사망했고, 2018년에는 김용균 씨가 회사의 작업지시를 따르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했다. 


인사이트뉴스1


2021년 평택항에서는 대학생 이선호 씨가 학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개방형 컨테이너에 목숨을 잃었다. 


5년 전 김군의 죽음으로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 문제가 정면으로 드러났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구의역 사망 사고 5주기인 이날 김군이 사망한 구의역 9-4 승강장 앞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힌 조형물이 설치됐다. 


"일하며 살고 싶다, 살아서 일하고 싶다"


인사이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