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전에도 술 마시고 연락 끊겨"... 아들 술버릇 밝힌 故 손정민씨 아버지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의 유가족이 A4용지 13쪽 분량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실종 이래 손씨 아버지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사건 관련 글을 써왔지만 유족 명의의 공식 입장문은 처음이다.


지난 26일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손씨 아버지는 만취로 인한 실족사 가능성을 부인하며 친구 A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아들이 과거에도 두 차례 술을 마시고 연락이 끊겨 경찰 도움으로 위치 추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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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 아버지는 "전에도 두 차례 경찰에 위치 추적을 부탁한 적이 있었는데 술에 취하면 잠드는 정민이의 술버릇 때문이었고 모두 2019년 신입생 때의 일이었다"며 "한 번은 집 앞까지 와서 상가 화장실을 이용하다 잠이 들었고, 한 번은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잠이 들어 종점까지 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일로 주의를 주고 사고 방지와 경각심을 갖게 하고자 위치 앱을 설치하게 됐다"라며 술을 지나치게 먹지 않을 것을 늘 당부했다고 밝혔다.


실종 당일엔 "오전 1시 24분경 '주위에 사람이 많고, 술은 더 안 먹고 있어요'라는 문자를 받고 마음을 놓았다"라고 전했다.


손씨 아버지는 "술자리를 갖거나 술버릇이 있는 모든 아이들이 다 죽어서 돌아올 거라고, 그래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은 없을 것"이라며 "부모로서 자식의 죽음의 원인을 알고자 진실을 말해주기를 바랄 뿐이며 누군가를 탓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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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 아버지는 "실종 당일 오전 4시 기준 13.3도의 쌀쌀한 날씨에 어두운 한강을 혼자 들어갔다는 것은 술에 취한 상태를 감안하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버지는 "수영복 등 장비를 갖추고 안전이 담보된 곳에서 여럿이 함께 하는 수영 외에는 즉흥적으로 바다나 강에 들어간 적이 없고 평소 물을 즐기지 않는 성향"이라고 손씨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아이의 성향으로 봤을 때 실종 당시부터 사고로 보고 수사를 부탁했지만 유일한 관련자인 A씨에 대한 첫 조사가 늦었다"고 경찰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실종 당일 아침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몸의 상처, 다툰 흔적 등은 조사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관련자인 A씨와 A씨 가족보다 지나가는 증인 확보에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유족은 A씨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영상분석 및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프로파일러 추가 면담 등 수사에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인사이트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고 손정민씨의 양말 / 뉴스1


손씨 아버지는 "A와 그 가족에게는 만약 정민이의 입수 경위에 관하여 어떠한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경찰에게는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하는 마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현장 상황을 명확히 하고 추가 목격자를 확보하기 위해 CCTV 및 제보 영상 등을 정밀 분석 중이며, 저장 기간이 도과한 일부 CCTV는 포렌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 목격자들은 현장 조사 및 법 최면을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 유가족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