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계획 없다"고 했던 청와대가 5월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투자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부터다.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경제계나 종교계, 외국인 투자기업들로부터 사면 건의서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국민적인 정서라든지 공감대 등도 함께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별도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진행된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충분히 많은 국민의 의견을 들어서 판단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 실장 / 뉴스1
이 정책실장의 발언은 21일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진 후 나온 것이라 더욱더 주목을 받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갖고 "기후, 글로벌 보건, 5G 및 6G 기술과 반도체를 포함한 신흥기술, 공급망 회복력, 이주 및 개발, 우리인 인적교류에 있어서 새로운 유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삼성, 현대, SK, LG 등 우리 기업들의 44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도 함께 공개됐다. 특히 삼성은 19조 원을 들여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를 투자한다.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설비 투자는 미국 내 최대 7,000명의 직간접 고용과 9조 원에 이르는 지역 경제효과를 가지고 오는 것은 물론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 뉴스1(청와대 제공)
여기에 각계각층의 사면 건의서도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개 경제단체는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지면 그동안 쌓아온 세계 1위 지위를 하루아침에 일을 수 있다"며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도 지난달 말 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재판'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고 법정 구속됐다. 만기 출소는 2022년 7월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