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공식 페이스북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홀로 등산하던 도중 외다리 계단에서 '야생 곰'을 마주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오르다가 잠시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든 순간, 계단 꼭대기에 서 있는 곰을 본다면 아마 눈을 뜬 채로(?) 기절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인증샷'을 남긴 등산객이 있다.
그가 찍은 사진들은 지난 21일 전라남도 광양시의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다.
광양시 공식 페이스북
공개된 사진에는 바로 코앞에서 카메라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반달가슴곰의 모습이 담겼다.
외다리 계단 위쪽에서 손잡이를 붙잡은 채 두 다리로 서 있는 곰은 당장이라도 아래로 뛰어내려올 듯한 기세다.
또다른 사진에는 네 발로 계단을 타고 올라오는 곰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 하단에 작게 포착된 흔들리는 손가락은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 보여준다.
광양시는 "요즘 백운산에 반달가슴곰이 자주 출몰하고 있다"며 등산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양시 공식 페이스북
만일 산에서 곰과 마주쳤다면 절대 등을 보이고 뛰어선 안 되며, 조용히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선을 피하지 말고 뒷걸음질로 곰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좋다.
먹을 것을 주어서도 안 되며, 새끼 곰이라고 해서 긴장을 풀면 더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새끼 곰이 있는 곳 주변에는 어미 곰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행위 또한 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촬영을 시도하는 모습이나 플래시 등이 곰에게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어서다.
곰이 공격을 해올 때는 주변에 있는 거대한 물체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특히 우산을 펼쳐 곰보다 사람이 더 커 보이도록 하면 곰이 도망갈 수도 있다고.
드물기는 하지만 사람보다 몸집이 큰 곰이 공격해 온다면 급소를 보호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