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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허리 디스크로 수개월 동안 고통받았던 육군 병사가 훈련을 강요당해 몸 상태가 악화됐다고 폭로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전역 이후에도 마땅한 조치를 받지 못해 괴롭다고 호소했다.
지난 2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군대에서 허리를 다쳐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의 사연 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1기갑여단 예하부대 소속 현역 병사 A씨는 지난해부터 추간판 탈출증(디스크)로 고통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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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는 점점 심해져 양팔에 마비 증세와 두통, 방사통이 찾아왔다.
국군수도병원에서는 급히 수술이 필요하다며 수술 날짜 예약까지 잡았지만, A씨가 민간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국군은 이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치료받지 못한 채 수개월 동안 방치당했다고 A씨는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A씨는 부대 훈련을 억지로 수행했다고 말했다. 몸 상태가 더욱 악화돼 전역 10일 전인 지난 3월, 휴가를 나간 뒤 응급 수술을 받았다. 결국 그는 지체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A씨는 "휴가 때 수술을 받으면 휴가 복귀가 힘든 것을 안 담당 간부가 '절대 수술을 받지 마라'며 겁까지 줬다"고 주장했다.
증세가 심해져 그는 이후 매달 200만원의 재활 치료비를 내고 있다. 혼자서는 정상적인 생활도 할 수 없을 정도라 간병인을 두고 있고, 전역 이후에도 그 누구에게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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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전국에 저와 같은 상황을 겪고 있을 장병들이 분명 많을 거라 생각한다"며 "10개월 동안 휴가도 한 번 못 나가게 하고 수술 시기를 놓쳐 큰 후유증이 생겼다. 이건 누가 책임져 주냐"라고 토로했다.
최근 이 같은 사연이 매체를 통해 여러 차례 올라오고 있다.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모 부대 병사가 과도한 체력 단련을 실시하다가 허리 디스크를 얻게 됐다는 글이 많은 누리꾼의 관심을 얻기도 했다.
당시에도 해당 병사는 디스크 판정을 받았으나 부대에서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해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병사들을 위해서라도 융통성 있고 합리적인 부대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A씨의 폭로와 관련, 5군단 측은 "아픈 병사에게 훈련을 강요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당시 이 병사의 훈련 참여 기록은 담당 간부들이 세세하게 기록해놨다. 휴가를 나가지 못했다는 것 또한 왜곡됐다. 요즘 시대에 아픈 병사의 청원휴가를 막는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병사는 정당한 휴가 절차를 밟았고 이 또한 인사 기록, 위병소 출입 기록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