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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우리 딸은 담배 같은 거 안 피운단 말이에요"
길에서 타인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주울 경우 당연히 쓰지 않아야 하는 게 맞다. 신고하지 않고 본인이 가져가 쓸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런데 한 철없는 여고생은 길에서 주운 체크카드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가져가서 썼다. 게다가 그의 엄마는 딸을 훈계하기 보다는 카드를 잃어버린 분실자에 책임을 전가해 뭇매를 맞고 있다.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부모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딸이 길에서 체크카드를 주워서 썼다. 카드 주인에게 돈을 다 물어줘야 하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또 오해영'
글에 따르면 A씨의 여고생 딸은 당시 길에서 체크카드 한 장을 주웠다. 딸은 신고를 하기는커녕 그 체크카드로 친구들과 물건을 샀다.
범행은 며칠 지나지 않아 금방 발각됐다. 카드 주인은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다며 여고생이 쓴 금액만 돌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A씨는 딸이 쓴 금액을 따지고 들며 문제제기를 했다. 카드 사용 내역에 술과 담배가 있는데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A씨가 딸에게 물어보니 딸은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산 적도 없다고 말했다는 이유에서다. 카드 주인 역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어, 딸의 주장이 거짓이거나 딸이 아닌 친구가 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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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A씨는 "딸만 물어줄 게 아니라 딸 친구도 물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억울해했다.
나아가 "지갑이 아니라 체크카드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던데 체크카드 한 장만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나. 혹시 그분이 일부러 떨어뜨린 게 아닐까"라며 카드 주인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잘못을 저지른 딸을 엄중히 꾸짖기는커녕 주인을 의심하고 오히려 책임을 전가한 한 엄마의 충격적인 사연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딸이 어떻게 성장했을지 궁금하다. 문제가 있을 때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으면 이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냉소 섞인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