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일)

공익은 현역 안 가니 '꿀빠네'라 생각한 여성 복지사 반성하게 한 어느 공익의 눈물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채널 A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최근 사회복무요원(공익)에 대한 일부 여성의 조롱이 극심해지고 있다.


"현역도 아니고 2년 동안 집밥을 먹으며 출퇴근을 하니 '꿀'을 빠는 것 아니냐"란 목소리도 여초카페를 중심으로 나왔다.


한 여성 사회복지사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공익 요원의 진심어린 호소를 듣기 전까지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익 요원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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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현재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다.


약 6개월 전 그 기관에 한 공익이 전입을 왔다. 그 공익은 처음 3개월 동안은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하고 매사에 열심이었다고 한다.


A씨는 그 공익이 말을 잘 듣자 심부름과 청소 등 여러 잡무를 시켰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날 쯤부터 조금씩 그의 태도가 달라졌다. 동작은 굼떴고 지각이 잦아졌다. 힘도 없어 보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때마다 그는 "남자 아니냐. 군대 안 간 걸 다행으로 여겨라. 쉬운 일 하는데 왜 내빼냐"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공익은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제가 노는 것도 아닌데 왜 뭐라고 하시냐. 어떻게 다 하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쌓인 게 많아 보여 A씨는 공익을 카페로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그간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조금씩 공익에게 떠넘기고, 담배 심부름 등 개인적 요구까지 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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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시 앉아있을 틈도 없는데 하나라도 못 하면 '이것도 못하냐'고 다그쳤다"라고 토로했다.


그의 대답에 A씨는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자기가 공익에게 했던 행동들이 생각났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


A씨는 "생각해 보니 허리디스크 때문에 온 친구를 너무 괴롭혔던 것 같다. 군대 안 간 걸 다행으로 알라는 핑계로 직원이고 가족이어야 할 사람을 막 대한 것 같다"며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라고 반성했다.


진심을 담은 공익의 고백은 A씨의 짧았던 생각을 그렇게 완전히 바꿔놨다. 


A씨뿐만 아니라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도 "공익은 현역에 비해 무조건 쉽고 수월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닌 것 같다. 


공익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 간 게 아닌데 그들의 강제 노동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