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비밀의 남자'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몇년 전, 성차별을 규탄하는 일부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며 '탈코르셋' 바람이 불었다.
탈코르셋이란 보정 속옷을 뜻하는 코르셋을 벗어난다는 의미로, 남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꾸미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말한다.
최초 여성해방운동 성격을 띠던 탈코르셋은 시간이 지나며 변질됐고, 남혐 의도가 짙은 운동이 됐다. 최근 2년 사이 남혐 색채가 더욱 짙어지면서 반작용까지 나타나는 데 이르렀다.
일부 남성들이 '탈갑옷' 선언을 하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탈갑옷은 탈코르셋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회적으로 부여된 남성적 책임감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려대 에타에 올라온 탈갑옷 조언글은 그간 남성들이 호소했던 어려움을 모두 담고 있어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7일 고대 에브리타임(에타)에는 "남자애들아.. 굳이 그렇게 멋있으려고 노력 할 필요 없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헤어졌다고 우는 게 찌질하더라도 안 찌질할 필요 없어. 군대 가는 게 무서운 건 당연한거야"라며 말문을 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남자친구'
이어 A씨는 남자가 꼭 여자보다 좋은 직장에 취직할 필요가 없고, 남자라고 꼭 세 번만 울어야 된다는 법이 없으니 울고 싶으면 언제든 울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남자도 가스라이팅을 당할 수 있고, 성인 남성도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밤길을 무서워해도 되며, 남자라고 항상 성관계를 하고 싶어하지는 않으니 원하지 않은 성관계는 잘못된 거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A씨의 글에 남성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OCN '써치'
대부분의 남성들은 그간 남자라는 이유로 참고 살아왔던 것들인데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줘 고맙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 뿐만 아니라 "맞다. 여자들은 이미 예전부터 '탈코르셋'을 외치며 여성성을 버리려고 하는데 남자들만 남성성을 지켜야될 이유가 없다", "오늘 부로 나도 탈갑옷 운동 선언한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이 운동을 한다고 '남자가 쪼잔하게, 째째하게'라고 말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라며 곧 행동에 옮기겠다고 했다.
한편 최근 GS25가 새롭게 공개한 홍보 포스터 속에 등장한 손동작이 '남혐' 의미를 담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남성 소비자들의 반발이 일었다.
이에 GS25 측은 해당 포스터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타 브랜드들 광고에서도 해당 손동작이 잇따라 발견되며 남성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