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흉기든 김일곤 붙잡은 경찰이 전한 당시 상황

(왼) 주재진 경사, (오) 김성규 경위

"저희 머릿속에는 오로지 김일곤을 잡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지난 17일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한 주재진(40) 경사와 김성규(57) 경위는 '트렁크 살인사건' 용의자 김일곤을 격렬한 몸싸움 끝에 검거한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1시쯤 한 남성이 칼을 들고 위협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뒤 현장으로 향하던 도중 김일곤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을 발견했다.

 

순찰차를 보자 빌딩 앞에 주차된 뒤쪽으로 숨는 김일곤을 본 두 경찰은 차분히 김씨에게 다가가 신분증을 요구했다.

 

김씨가 "왜 그러냐"며 머뭇거리는 사이 주 경사는 주머니에 있던 지갑을 빠르게 빼내 운전면허증을 확인했고 김씨는 곧바로 복대에 숨겨둔 28cm가량의 칼을 꺼내 휘둘렀다. 

 

두 경찰은 큰소리로 "살인범 김일곤입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외쳤고, 지나가던 중 이를 들은 시민 2명이 김일곤을 함께 제압하며 2분여간의 격투 끝에 김씨는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김 경위는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손을 1cm가량 베었고, 주 경사는 넘어지면서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주 경사는 "시민들이 도와주셔서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두 경찰은 오늘(18일) 서울 성동구 경찰서에서 강신명 청장의 주재로 1계급 특진할 예정이다.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