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최근 부실 급식 문제가 폭로돼 비판을 받은 국방부가 휴대전화를 통한 자체 익명 고충 처리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군대판' 블라인드를 만들겠다는 건데 이를 바라보는 현역 군인과 예비역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 6일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근본적으로 익명성에 근거를 두고 소통 채널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군은 기존의 '국방 헬프콜' 운영을 개선하는 방안과 새로운 소통 채널을 만드는 방안, 각 군의 기존 소통 채널을 통합·운영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사진=인사이트
이에 국방부는 내부 창구에 익명으로 제보가 가능한 시스템 개발을 고려 중이다. 병영 내 부조리를 SNS 등을 통해 외부에 고발하기 전에 내부 시스템으로 접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현역, 예비역 사이에서는 "아무리 군이 내부 상담 창구를 개선한다고 해도 병사들이 이를 활용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병사들이 SNS에 폭로글을 올린 이유가 익명성과 파급력 때문인데 '군용 신고 시스템'이 이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익명'이라고 해놓고 나중에는 게시자의 정보를 파악해 색출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간 언제나 내부고발자를 색출했다는 군(軍) 특성을 고려하면 이를 사용하는 현역은 없을 거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gettyimagesBank
외부로 알려지기 전에 주먹구구식으로 의혹을 덮거나 오히려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주진 않을지 누가 어떻게 아냐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런 반응이 나오자 국방부 측은 "병사들이 군 시스템을 불신하는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국방 블라인드 시스템'을 구축해 민간보다 우월한 경쟁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군은 현재 인권존중센터, 감찰실 고충 처리, 양성평등 상담관, 지휘관 '마음의 편지', 군종장교 개인 상담 등 여러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