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일)

아들 사칭해 돈 갈취하려던 '피싱범'에게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 보내자 벌어진 일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그놈목소리'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최근 가족이나 회사를 사칭하는 문자로 돈을 갈취하는 이른바 '메신저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 수법 또한 매우 교묘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신저 피싱을 당할 뻔했지만 유연한(?) 대처로 피해를 막은 한 누리꾼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7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가족을 사칭하는 문자를 받은 남성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이날 그는 모르는 번호로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상대는 자신을 아빠라 칭하며 "휴대폰을 수리 중이라 부탁할 게 이어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고 한다.


인사이트보배드림


이를 본 A씨는 천연덕스럽게 "으이구 왜 또"라고 답장했다. 그러자 그는 본격적으로 A씨에게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인터넷 사이트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데 아빠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어 보내주세요"


A씨는 "함부로 인터넷으로 해도 되냐", "관리 잘할 것이냐" 등의 우려의 말을 건네며 그의 반응을 지켜봤다. 그는 "금방 끝난다", "바로 삭제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A씨를 진정시켰다.


지켜보던 A씨는 대꾸 없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한 장과 함께 "이거면 됐어?"라는 카톡을 보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진을 본 사기범은 더는 카톡을 보내지 않았다. A씨가 몇 차례 더 카톡을 보내고 전화까지 해봤지만, 그는 연락을 피했다.


인사이트보배드림


A씨는 '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공유한다'는 짧은 후기를 남겼다.


한편 지난 2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신저 피싱 사기 피해 건수는 지난해 11월 1,336건에서 지난해 1월 1,988건으로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메신저 피싱 사기 피해 사례, 시도 사례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기범들은 가족을 사칭하는 문자로 상대방에게 신분증 사진을 요구했고, 피해자 명의의 휴대폰을 새로 개통한 뒤 비대면 계좌를 개설해 대출을 받거나 타 계좌 잔액을 이체해 인출하고 잠적했다.


아울러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 번호,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보내 달라고 요구하거나 원격 제어 프로그램(팀뷰어) 설치를 유도해 원격으로 휴대폰을 조종해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만약 보이스피싱 피해를 봤다면 돈이 빠져나간 금융회사 콜센터나 금융감독원 콜센터(1332)에 전화해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피해구제를 신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