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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안 들린다는 병사 향해 "나도 가끔 그런다"며 그냥 돌려보낸 군의관

난청이 생긴 병사가 제대로 된 치료조차 못 받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난청이 생긴 병사가 제대로 된 치료조차 못 받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의무대에선 병사에게 대수롭지 않게 "증상이 또 나타나면 다시 오라"고 했다는데, 군의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사연은 병사의 선임병이 지난 20일 한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그는 병사의 난청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부대의 부실한 의료체계를 고발했다. 선임병에 따르면 최근 병사 A씨는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아 의무대를 찾았으나 특별한 조처를 받진 못했다.


인사이트뉴스1


군의관은 A씨에게 "나도 그럴 때 있다. 다음에도 계속 그러면 다시 오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난청을 방치하게 되면 인지 능력이 저하되고, 우울증이 생길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치매 발병률이 5~9배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존스홉킨스대학).


그의 선임병은 A씨와 함께 다른 후임병도 부실한 의료체계에 질병을 방치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후임병은 불치병에 걸렸는데도, 외부 진료조차 쉽게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병원에 나가려면 의무대의 승인이 필요한데, 의무대엔 승인해줄 인력이 매일 자리를 비워 놓고 있어 부득이하게 군 병원을 찾는 실정이라고 한다.


인사이트


인사이트뉴스1


선임병은 "후임 두 명이 의병 제대하게 생겼다. 불치병에 걸린 후임은 '나중에 육개장 먹으러 오라'며 농담을 한다"며 "군 병원 개선은 바라지도 않으니, 예하 부대들 의무체계나 개선해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중대만 해도 이런 식으로 (치료가) 미뤄지고 방치되는 병사가 두 명인데, 전체적으로는 과연 몇 명이나 되겠냐. 이게 개선된 수준이라는 게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군의 부실한 의료체계에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병사는 사연의 두 후임병만이 아니다.


2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장병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군 의료체계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군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병사 637명 중 24.8%(158명)가 진료나 검사를 제때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응답자들은 훈련·근무로 의료기관에 갈 시간이 없거나 근무지를 비울 수 없고, 분위기상 아프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