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30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계획을 밝혔다가 역풍을 맞았다.
지난 12일 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에펨코리아' 커뮤니티 유저 여러분을 찾아뵈려고 한다. 저에 대해서 가장 많은 비판을 하는 사이트인 것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진짜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언급한 '에펨코리아'는 20, 30대 남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로 젊은 남성들의 반 정권, 반 여당의 성향이 두드러진다.
Facebook '김남국'
김 의원이 이러한 선택을 한 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20대 남성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줬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에펨코리아 유저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 "오면 어질어질 할텐데?", "특유의 쇼질로 약올리는 것 같음", "대선 다가오니까 이제 와서?"라고 했다.
이런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지 김 의원은 친문 성향의 커뮤니티인 '딴지일보'에 가서 도움을 호소했다.
여기서 김 의원은 "딴게이 선배님들께서 말씀해주신 에펨코리아를 비롯해서 여러 커뮤니티 소통 창구를 함께하겠습니다"라며 "다들 가입해주세요. 필수입니다"라고 썼다.
김남국 의원이 딴지일보에 쓴 글 / 온라인 커뮤니티
딴게이는 딴지일보 유저들을 일컫는 말로, 딴지일보 회원들에게 에펨코리아 가입을 권유한 것. 김 의원은 젊은 남성들과 소통하겠다고 했으나 실상은 친문 세력을 이끌고 반문 커뮤니티를 공격하려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결국 에펨코리아 운영진은 13일 새벽 공지를 통해 "펨코(에펨코리아)에 좌표찍기 하지 마시길 바란다. 상식적으로 정치인이 소통을 명목으로 타 사이트에 좌표 찍는 행위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큰 파장이 있고 성향이 다른 유저들과 큰 마찰 분란이 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적인 인터넷 활동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분란을 막기 위해 신규 회원 가입을 임시로 막겠다고도 했다.
에펨코리아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게 어떻게 소통인가. '맛 좀 봐라'식의 좌표찍기 공격이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저들은 더 재미있는 유머, 더 유익한 정보를 올리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거기에 유명인이 떡하니 등장하면 어떨까. 아무 노력없이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베스트글을 쉽게 점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추종자를 이끌고 습격하듯 쳐들어온다? 이건 청년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박살내려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Facebook '김남국'
논란이 생긴 뒤 김 의원은 자신의 페북에 '결국 핵심은 먹고사는 문제 ‘민생문제’ 해결입니다'란 제목의 글을 새롭게 게재했다.
여기서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무엇보다 민생 문제 해결과 이를 위한 민생 개혁 입법에 집중해야 합니다. 본질이 아닌 문제를 가지고 싸울 때가 아니고 그럴 여력도 없습니다"고 강조했다.
해당 글에 에펨코리아 유저들은 "좌표 찍은 거 들키고 기사 뜨니까 본질이 아니다?", "시비 걸어놓고 싸울 여력이 아니라고 하네", "이리 민심을 몰라서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4·7 재보궐선거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75.4%가 오세훈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