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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명 사상자 낸 '연쇄 추돌사고' 현장 보자마자 목숨 걸고 뛰어든 제주대 학생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제주대 학생은 버스가 추락한 임야로 뛰쳐 들어가 구조를 돕고 구급대 도착후엔 물품 챙겨 피해자에게 전달하며 현장을 지켰다.

인사이트연쇄 추돌사고로 전복됐던 버스  / 뉴스1


[뉴스1] 오현지 기자 = "좀만 더 운동을 잘했다면 구해드릴 수 있었을텐데 정말 미안합니다."


지난 6일 저녁 3명이 숨지는 등 20대가 다수 포함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주대학교 사거리 연쇄 추돌사고 현장에는 구급대 도착 전 한달음에 뛰어든 또래 학생들이 있었다.


이 중 한 학생은 대학 내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바이크를 타고 하교하던 중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는 A씨는 두 번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버스가 추락한 임야로 뛰쳐들어갔다.


인사이트사고 현장 / 뉴스1


A씨는 "뒷 창문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부축하다 두 분이 버스 앞문에 껴있다는 말을 듣고 몇명과 바로 뛰어들어갔다"며 "유리, 의자들을 미친듯이 치우니까 한 분은 손이 끼어있고 움직이셔서 (버스 문을) 들어올렸는데 도저히 안됐다"고 심각했던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손 근처에 깨진 유리조각 다 치우고 계속 괜찮다고 소방차 왔다고 안심시켰지만 문제는 다른 한 분이었다"며 "온 몸이 끼어있는데 말씀도 없고, 움직여보라는 말에도 반응이 없었다. 맥도 안 뛰셔서 진짜 울 것 같았는데 아니라고 생각하고 문 손잡이 미친듯이 당기다가 소방대원이 와서 여기 사람 있다고 소리 질렀다"고 전했다.


구급대 도착 후 현장에서 빠져나와야했던 A씨는 버스에 떨어져 있던 휴대폰, 지갑, 신발, 가방 등 소지품을 챙겨 피해자들에 전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바닥에 앉아있던 피해자들을 부축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A씨는 "현장에 계셨던 분들 구조에 힘써주시고, 아무 일 없던 분들도 같이 도와주신 거 너무 감사드린다"면서도 "제가 좀만 더 운동 잘하고 생각이 있었다면 구해드릴 수 있었는데, 조금이라도 일찍 신고했으면 됐을텐데 정말 미안하다"고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인사이트사고 현장 / 뉴스1


해당 커뮤니티에는 A씨의 도움을 받았던 당사자가 나타나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사고 충격에 임야로 추락했던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은 "사고 났던 버스 맨 앞 1인 좌석에 탔고 사고 후 왼손과 머리카락이 끼어있었다"며 "밖으로 오른손이 나와 있었는데 어떤 분이 계속 괜찮다고 손 잡아주면서 다독여줬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글에 A씨로 추정되는 학생이 댓글을 달아 "문 자꾸 들려고 했던 사람"이라며 "아프게 해서 미안해,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끝까지 있어야 했는데 소방관분께서 위험하다고 나오라고 하셔서 끝까지 문 못잡고 있었다"고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 사고는 전날 오후 5시59분쯤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제주시내 방향으로 달리던 4.5톤 화물트럭이 정류장에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 2대와 1톤 트럭을 잇따라 들이받으며 발생했다.


인사이트연쇄 추돌사고로 뜯겨나간 가드레일 / 뉴스1


이날 오전 7시 기준 총 사상자 수는 62명이다.


김모씨(28)와 이모씨(32), 박모씨(71)는 전날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1톤 트럭 운전자인 신모씨(52)와 김모씨(21), 김모씨(20), 이모씨(21), 외국인인 D모씨(20) 등 5명은 중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4.5톤 화물트럭 운전자 A씨 등 모두 54명이 경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받고 귀가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4.5톤 화물트럭 운전자는 음주상태는 아니었으며, 경찰은 브레이크 파열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