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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간호사였던 제 얼굴에 환자 '가래침통'을 끼얹은 선배가 간호학과 교수가 됐습니다"

과거 한 대학병원 간호사였던 여성이 과거 자신에게 폭언·폭행 등을 했던 가해자 선배가 대학병원 교수가 됐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 간호학과 교수가 과거 신임 간호사들에게 폭언·폭행 등 일명 '태움'의 가해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힌 A씨는 "9년 전 저를 태운 당시 7년 차 간호사가 간호학과 교수가 되셨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요즘 많은 학교 폭력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와중에 저는 직장 내 폭력을 당했던 사실조차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며 자신이 과거에 겪은 태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12년 6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약 13개월 동안 한 대학병원의 응급중환자실에서 일하면서 선배들의 옷을 옷장에 넣고 커피와 빵을 예쁘게 썰어 놔야 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영혼수선공'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중환자실 안에 갇혀 수많은 선배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폭언·폭행을 당해야 했던 시간이라고 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그의 선배였던 간호학과 교수는 환자의 가래침을 모아놓은 통을 뒤집어씌우고, 무거운 기기를 옮기는 훈련을 시킨 뒤 힘들어하면 '덩칫값 못 한다'며 폭행했다. 


해당 교수가 행한 폭행은 무릎 뒤 발로 차기, 쇄골 아래 주먹질하기, 명치 때리기, 겨드랑이 꼬집기, 옆구리 꼬집기, 등짝 때리기 등이었다. 


A씨는 "겨드랑이 꼬집히는 게 가장 기분 나쁘고 아팠고, 서 있다가 불시에 무릎 뒤를 차여서 고꾸라지는 게 가장 치욕스러웠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반팔티로 가려지는 상체의 많은 면적은 일 년 내내 보라색 투성이었다. 온전한 피부색이었던 날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폭행으로 멍든 상반신 사진을 찍어 노조를 찾아갔지만 노조 직원 또한 협조하지 않았고 결국 사직서를 썼다고 전했다. 


A씨는 최근 자신을 괴롭혔던 간호사가 교수가 됐다는 사실을 최근 당근마켓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무료로 네일아트를 해주다가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영혼수선공'


그러면서 "아직도 얻어맞은 기억, 가래침 통을 제 머리에 쏟으셨던 날, 집에서 샤워기 아래에 서서 몇 시간을 울며 머리를 몇 번이나 감았는지 해당 교수님은 모를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대한간호협회가 2018년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간호사 10명 중 4명이 지난 1년간 함이나 폭언, 굴욕적 언사나 조롱을 당하는 등 '태움'(선배간호사의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는 직속상관인 간호사가 30.2%로 가장 많았고 동료간호사가 27.1%, 간호부서장 13.3%, 의사 8.3%로 간호사끼리 괴롭힘이 대부분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