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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이 한국 군인을 북한군보다 더 무서워하고 피해 다니는 슬픈 이유

지난 16일 오리발을 끼고 헤엄쳐 월남한 북한 남성은 북송이 두려워 군을 피해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2017년 GP 동측 50m 지점에서 수하에 따라 행동하는 귀순자 모습 / 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지난 16일 오리발을 끼고 헤엄쳐 월남한 북한 남성은 북송이 두려워 군을 피해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8월까지만 해도 탈북자 상당수가 자던 초병을 깨우면서까지 귀순을 해왔는데, 돌연 군이 기피 대상이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서욱 국방부 장관은 최근 월남한 남성이 북송을 두려워해 군을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북한 남성이 왜 군 초소를 피해 다녔느냐'는 질문에 "군 초소에 들어가 귀순하면 '나를 북으로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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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서욱 국방부 장관 / 뉴스1


서 장관은 또 북한 남성이 무장한 군인의 총에 맞을 수 있어 민가로 가려고 했다고도 밝혔다. 그간 이 북한 남성은 귀순 직후 바로 군에 투항하지 않고 숲으로 다녀 귀순 의도를 의심케 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내부에서는 한국에 탈북자가 가도 돌려보낸다고 허위 선전을 하고 있다"며 "그 증거가 이번에 온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북하고 싶어도 군이 탈북자 편이 아닐 것이라는 의심 때문에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라며 "이 문제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신원식 의원은 탈북자들이 군을 피하게 된 배경이 2019년 귀순한 어부 2명을 북한으로 돌려보낸 사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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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박정환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17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2사단 해안 귀순자 관련 상황 보고를 하고 있다. / 뉴스1


신 의원은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에게 "최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인 2019년 8월까지 귀순자는 넘어오자마자 최단 시간 우리 초소에 왔다"며 "오죽하면 내무반(생활관)을 두들겨 '나 귀순했다'고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9년 11월 귀순 어부 2명을 살인 혐의가 있다며 추방 형식으로 강제로 북송하면서 태도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들 어부는 북송 직후 처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 의원은 "지난해 11월 맨몸으로 철책을 넘은 '숙박 귀순'에서도 탈북자가 몸을 숨겼는데, 지난 16일에도 동해로 ‘헤엄 귀순’한 탈북자가 '북송이 두려워 군 소초를 피했다'고 진술했다"고도 했다.


이어 "군사분계선(MDL)이나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탈북자는 북한군으로부터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가급적 빨리 군을 찾는 경향이 있었다"며 "북한은 '남으로 넘어가면 한국군이 사살한다'고 북한 주민을 교육했는데, 최근 이게 바뀐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