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딪쳤다고 무차별 폭행으로 성불구자 된 남편이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인사이트고인이 사망 전 기자에게 보낸 폭행 피해 사진 / 사진 = 조씨 제공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어깨를 부딪친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40대 남성이 3년간 후유증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조모(43)씨는 10일 오후 11시쯤 수지구에 있는 한 공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지난 2018년 당한 폭행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그해 1월 16일 0시쯤 수지구 성복동의 한 상가에서 어깨를 부딪친 남성 A씨에게 극심한 폭행을 당했다.


폭행은 10분여간 이어졌는데, A씨는 조씨의 머리를 차거나, 비틀거리며 도망치는 A씨를 넘어뜨려 낭심 부위를 여러 차례 걷어차고 짓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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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사진 = 조씨 제공


폭행을 목격한 행인이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에 신고도 됐으니 더 맞아야 한다"며 더 강하게 폭행을 이어갔다고 한다.


수원지법은 같은 해 5월 상해 혐의로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진정으로 사과하지도 않았고 피해를 회복하려는 충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조씨는 이날 폭행으로 치아와 치근 여러 개가 손상되는 등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다. 또 방광이 심각하게 파열돼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생활해야 했으며, 성장애까지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생전 성 장애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했었다. 지인에게도 "남성으로서 삶을 완전히 잃었다", "너무 수치스럽다"는 내용의 문자를 자주 보냈다.


광고대행사를 운영했던 조씨는 후유증이 심해 사업까지 포기해야 했다. 증세가 다소 호전돼 구직에 나선 적도 있으나 장애가 문제가 돼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인사이트폭행 당일 상가 CCTV 영상 캡처 / 사진 = 조씨 제공


재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조씨는 여러 차례 자살 징후를 보여왔다. 사건 7개월 만인 2018년 8월엔 청와대 국민청원에 "선고 공판 결과에 따라 자살을 결정하려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자살예방상담전화(1393)에 연락해 상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를 위험군으로 판단한 1393 측에서 연락해 여러 번 경찰이 출동한 적도 많다고 한다.


조씨는 한 달 전쯤 지인 20여명을 초대한 그룹 채팅에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너무 힘들다. 삶에 희망이 없다. 이쯤에서 죽으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그에게 여러 차례 비슷한 연락을 받았던 지인 대다수는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고, 사건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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