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이후 연평균 군인 OOO명이 '구타·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했다
남성이라면 누구나 가야하지만 누구나 건강히 전역하지는 못하는 군대의 실상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병역의 의무를 진다. 20대의 소중한 2년을 사회와 단절돼 오직 나라를 위해 헌신한다.
보상은 없다. 건강히 전역하는 게 60만 병사의 유일한 목표이자 꿈이다. 다만 누구나 이 꿈을 실현하지는 못한다.
해마다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의 병사가 극단적 선택이나 사고에 휘말려 숨지는 탓이다. 최근 군과 정부의 노력에 사망 사고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가장 최근 집계된 군내 사망사고 통계는 2017년 나왔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경대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5년간 숨진 장병은 444명에 달했다.
육군이 321명으로 가장 많았고, 해군(69명), 공군(54명)이 뒤를 이었다. 2013년 117명, 2014년 101명, 2015년 93명, 2016년 82명, 2017년 51명이 각각 사망했다.
사망 원인으로는 극단적 선택이 가장 많았다. 사망자의 65%인 289명이 사고가 아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58명의 군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셈이다.
이전에는 훨씬 더 많이 죽었다. 1948년 창군 이래 전투가 아닌 이유로 숨진 군인은 약 3만 6천여명에 이른다.
이 수치까지 합산하면 매년 500명이 넘는 군인이 극단적 선택이나 구타 등 사고로 숨진 게 된다.
하지만 병영 문화의 개선 속도는 여전히 더딘 편이다. 사망 사고는 빠르게 줄고 있으나, 최근 5년간 폭행 및 가혹행위 건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군사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군대 내 폭행·가혹행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4,275건이 발생했다.
2011년부터 2015년 6월까지의 발생 건수 3,643건에 비해 600여건이 증가했다.
폭언 및 욕설 관련 접수 건수도 해마다 증가해 2016년 196건, 2017년 328건, 2018년 298건, 2019년 333건, 2020년에는 171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