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남편·아들 병원비 때문에" 억대 곗돈 들고 잠적한 여성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가락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낙찰계의 계주가 억대 곗돈을 들고 잠적했다 1년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가락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낙찰계 계원 3명의 곗돈 1억 2천만원과 계원에게 빌린 4천만원 등 총 1억 6천만원을 갖고 달아난 혐의(사기)로 계주 A모(74·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시장에서 30여년 배추와 무 소매업을 해온 A씨는 약 10년간 1년 단위로 낙찰계를 운영해오다 작년 8월 돌연 시장 내 점포를 그대로 둔 채 곗돈과 함께 종적을 감췄다.

 

조사결과 지난해 A씨의 낙찰계에는 계주인 A씨를 포함해 총 12명의 계원이 있었으며, 잠적하기 전달까지는 낙찰가를 써낸 순서대로 계원들에게 곗돈을 지급해왔다. 

 

A씨는 2011년 3월 한 계원에게 "높은 이자를 주겠다"면서 아들의 사업자금 명목으로 빌린 4천만원도 함께 들고 도주했다. 

 

잠적한 A씨는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자신이 다니는 병원에도 주소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은 끈질긴 추적 끝에 결국 이달 초 광진구에 있는 딸 집에 머물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과 아들의 병원 진료비와 갚아야 할 점포 외상대금을 충당할 돈이 없어 범행했으며, 돈은 모두 다 썼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A씨의 남편은 질병 탓에 양쪽 귀가 거의 들리지 않았으며, 아들의 경우 투병을 하다 A씨가 잠적하기 직전에 사망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피해를 본 계원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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