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북한군의 서부전선 기습 포격으로 경기도 연천군 중면사무소 옆 대피소로 대피한 삼곶리 주민 30여 명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덥고 습한 날씨에 선풍기 5∼6대에 의존하며 공기도 잘 안 통하는 지하 대피시설에서 불편을 겪었다.
21일 오전 7시 현재 대피 14시간을 맞은 주민들은 지하 대피소의 더위와 높은 습도로 조금씩 지친 모습을 보였다.
새벽에 대피소 옆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대피소에 냉방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더위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선풍기가 회전하면서 내는 소리 때문에 잠도 이루지 못했고, 언제쯤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대피소에서 몸을 뉘인 주민들도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떨쳐내지는 못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외부 상황을 알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있자니 답답하다"며 "TV라도 있어야 밖에서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지, (TV가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포와 파주, 인천 강화, 연천 신서면 지역 주민들은 군부대와 협의를 거쳐 지난밤에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중면은 지난해 10월 면사무소 앞마당에 북한의 고사총 공격을 받아 긴장의 끈을 더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새벽 1시 15분 연천군은 우리 군의 대북 방송이 예정대로 진행되자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며 "중면 주민들은 즉시 대피소로 대피하라"는 방송을 했다.
경기도와 군부대 측 관계자는 "주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중면에 대한 대피령 해제 여부는 좀 더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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