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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재 키워달라"···故 이건희 회장, 숙명여대에 100억 기부했었다

지난 4일 매일경제는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숙명여대에 100억 원을 기부한 사실을 밝힌 것을 보도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지난달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숙명여대에 100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4일 매일경제는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이 이 같은 사연을 담은 추모 글과 함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을 비롯한 일부 대학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은 추모 글을 통해 "이건희 회장님 발인을 지켜보며 그분과 숙명여대와의 인연에 대해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처음으로 숙명 가족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이 전 총장은 "2006년 숙대 창학 100주년을 앞두고 백주년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던 당시 천신만고 끝에 땅은 구했지만, 150억 원에 달하는 건립 비용 마련이 막막했다"며 "고민 끝에 이 회장 면담을 신청했는데,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만나기로 약속한 뒤 일주일 동안 틈이 날 때마다 이 총장과 숙대를 위해 어떤 말을 해줄까 고민했다'고 진지하게 말씀하셨다"며 "대기업 총수가 숙대를 위해 일주일 내내 고민하셨다는 말씀이 고맙게 느껴져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장은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한 비전은 가지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솔직히 말씀드렸다"며 "그 후 삼성은 100억 원을 기부해주셨고 백주년 기념관 2층에는 삼성 컨벤션 센터가 여성 인재 양성의 산실로 영원히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뉴스1


이 전 총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삼성이 백주년 기념관 건립에 100억 원을 지원했는데 이것이 이 회장 배려와 결단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누가 될까 봐 밝히지 않았지만, 학교 역사 중 일부인 만큼 적어도 숙명인들은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글을 썼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총장은 "고인은 기업인이라기보다 철학자였다. 세상과 인생에 대해 성찰을 깊게 했고 정성을 다해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고 가장 좋은 답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이 전 총장이 쓴 추모 글은 재계에도 전해지면서 여성 인재 육성에 적극적이었던 이건희 회장의 면모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