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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유족들이 故이건희 장례식서 검은상복 대신 '흰 상복' 입은 이유

지난 28일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영결식에서 삼성가 여인들이 흰 상복을 입은 이유가 밝혀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영결식에서 삼성가 여인들이 입은 흰색 상복에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8일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영결식에서는 검은 상복을 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뒤로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서로 부축하면서 뒤를 따랐다.


이 부회장을 제외한 이들은 하얀 치마저고리와 두루마기로 구성된 흰 상복을 입었다. 요즘 상복이 검정인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홍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흰 상복을 입은 이유는 무엇일까.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지난달 31일 조선일보는 삼성가 여인들이 입은 흰 상복에 얽힌 이야기를 보도했다.


이들의 옷을 만든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57) 씨는 "서양 복식과 검정 기모노를 입는 일본 상복 영향으로 검정이 상복 색으로 굳어졌지만, 우리 전통 상복 색은 흰색임을 알리고 싶어 흰 무명으로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이 회장의 부인 홍 전 관장은 2013년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대도 흰색 상복을 입는 등 전통 이해가 깊은 사람이라며 이번에도 당연히 흰색을 입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홍 전 관장이) 워낙 국민적 관심이 많은 장례식인 만큼 개인적으로 상복 문화가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조선시대 상복은 삼베옷이 주를 이뤄왔다. 우리 민족은 과거에는 검은색 상복이 아닌 흰색 상복을 입었던 것.


하지만 이 같은 한국 전통 장례법은 1934년 11월 조선총독부가 '의례춘식'을 발표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의례춘식은 일제가 조선의 관혼상제가 지나치게 번잡하다며 만든 규정이다. 


전통 상복인 굴건제복을 생략해 두루마기와 두건을 입도록 하고, 왼쪽 가슴에는 나비 모양의 검은 리본을 달게 하는 방식 등이다.


특히 양복을 입은 사람의 왼쪽 팔에 검은 완장을 달게 한 것도 조선총독부 의례준칙에 따른 방식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민속·전통 복식 전문가들은 "이 회장이 병상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상복을 미리 준비했을 것"이라며 "우리 전통을 담으려고 한 흔적이 엿보인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평소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삼성가인만큼 이런 배경을 알고 흰색 상복을 택한 것 같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실제 이 회장의 장례에서 상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검은 양복을 입었지만 상장과 완장은 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