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집순이·집돌이들은 알고 보면 예민한 사람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가 예민한 집순이·집돌이들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쉬는 날이면 집에 콕 들어박혀 도통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 집순이와 집돌이들.
이들은 "집에 있어야 에너지가 충전된다"면서 집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
활동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 특성 때문에 집순이와 집돌이들은 굼뜨고 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알고 보면 누구보다 예민한 사람들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는 유튜브 채널 '나는의사다'를 통해 집순이와 집돌이들의 숨겨진 특성을 설명했다.
전 교수는 집에만 있으려고 하는 행동은 자신의 에너지를 아끼려고 대인관계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힘이 드니까 사람을 안 만나고 점차 집에만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기가 하려던 일도 안 하게 되고 점점 고립된다고 경고했다.
전 교수는 "이렇게 집에만 있으면 에너지 유지가 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집에 가만히 누운 채로 쉬는 것이 아니라 과거 일을 떠올리고 자책하면서 에너지를 자꾸 방전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 교수는 예민한 사람들이 대인관계에서 피로를 느끼는 건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텍스트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표정이나 말투까지 신경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또 예민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성으로 "사람 많은 곳을 질색하는 것"을 꼽았다. 불특정 다수가 이야기하는 노이즈가 필터링이 안 되기 때문에 피로감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예민한 걸 고치기 위해서는 자기 습관을 바꿔야 하는 게 많다"면서 그 중에서도 '리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잠들고, 깨고, 밥 먹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건강에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게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안 되기 때문에 생활 리듬이 계속 바뀌는 사람은 병에 잘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민성의 에너지를 잘 관리해 일을 할 때 성공의 에너지로 쓰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좋은데, 특히 젊은 시절부터 관리를 해 주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에는 수많은 집순이와 집돌이들의 공감 댓글이 달렸다. 이들은 "듣는 내내 너무 내 얘기라서 놀랐다"며 앞으로 습관을 조금씩 바꿔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