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새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암살' 김원봉 빠진다"

via 영화 '암살' 스틸컷

 

영화 '암살'에 등장하는 독립운동가 김원봉이 새 교과서에서 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향신문은 '2015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기준(안) 한국 근대사 영역'을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집필기준에 따르면 고교 한국사 새 교과서에는 독립운동가 김원봉과 그가 소속돼 있던 민족혁명당의 활동 내용이 생략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 김구 주석이 이끈 한국독립당 관련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교육 당국이 이 같은 방침을 세운 이유는 '학생들의 학습부담' 때문이다.

 

집필기준안에 따르면 '1930년대에 중국에서 활동한 다양한 독립운동 정당을 자세히 다룰 경우 학습 부담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유의하여 되도록 생략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통합)한국독립당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하지만 1930년대 독립운동의 '두 축' 가운데 한 축을 빼면서 독립운동의 전체 분량을 줄이는 교육 당국의 방침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념을 뛰어넘어 독립운동을 하자는 취지로 결성된 민족혁명당도 김 구 선생의 독립운동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으로 이를 빼고서는 독립운동의 흐름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1930년대에 두 축으로 나뉘어 전개되던 독립운동은 이후 1941년 좌우 합작체제로 전환돼 임시정부를 이끌게 된다.

 

이때 김구 주석과 민족혁명당의 김규식 부주석이 임시정부를 공동으로 이끌게 되는데, 민족혁명당 서술을 뺄 경우 임시정부의 좌우합작체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게 된다. 

 

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1930년대 독립운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한국 독립당' 중심이라는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지도 않는 특정한 관점을 교과서에 강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