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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겐 탄수화물 많이 먹어도 살 안 찌는 '쌀밥 유전자'가 있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에게는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도 살 안 찌는 유전자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한국인에게 탄수화물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유전자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오랜 벼농사 덕분에 고탄수화물 식사로 인한 비만과 당뇨병 등의 부작용을 막는 유전적 적응을 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 등 국제 연구진은 과학 저널 '진화 응용'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아시아의 벼 재배 전파에 관한 고고학적 발견과 124개 인구집단에 포함된 2천 명 이상의 유전체를 분석해 이를 알아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비밀의 숲'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마르코 사치니 볼로냐대 교수는 "일부 동아시아인들의 조상은 적어도 1만 년 전부터 매일 쌀을 먹기 시작했고, 고혈당 식사가 몸의 대사에 끼치는 해로운 영향을 줄이는 유전체의 적응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쌀은 인류가 재배하는 곡물 가운데 탄수화물 함량과 혈당지수가 가장 높다.


혈당지수는 섭취 후 얼마나 빨리 혈당을 높이는지를 가리키는데, 동아시아인 조상이 먹었던 쌀의 혈당지수 88은 밀의 30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연구진은 중국 양츠강 유역에서 1만 2천 년 전부터 야생 벼를 섭취했고 현재의 단미 종 품종을 작물화했다는 데 주목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드리아나 란디니 볼로냐대 박사과정생은 "벼를 수천 년 먼저 재배하기 시작한 중국, 한국, 일본 사람들은 인도 등 서아시아인들이 겪은 것보다 심한 대사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고혈당 식사가 초래할 대사질환에 걸리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유전체 적응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찾은 동아시아인들의 유전적 변화 일부는 탄수화물이 콜레스테롤과 지방산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해 체질량지수를 줄이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돼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진한준 단국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유럽과 아프리카, 지중해 등에서 가축을 기르던 사람들 사이에서 우유를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유전적 적응을 한 것처럼 동아시아인은 탄수화물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잘 섭취하도록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