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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에 원자폭탄 12발 추가 투하할 계획이었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은 일본에 12발의 원자폭탄을 추가로 투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가 보도했다.

via 미국 NARA

 

미국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12발의 원자폭탄을 추가로 투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의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일리비스트는 미군 문서들을 인용해 일본이 1945년 8월 1일까지 항복하지 않으면 투하 결정 지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외에도 교토, 요코하마, 고쿠라, 니가타, 도쿄 등에 훨씬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원폭 12발을 추가로 투하할 계획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문서를 보면 미 육군은 1945년 봄 일본 본토의 주요 도시 공격지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표적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일본이 어떤 희생에도 항복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분명해지자 발족했다.

 

특별위원회의 비밀 보고서는 "두 발의 원폭 투하에도 일본은 끝까지 항전하는 쪽을 선호한다. 죽음 아니면 영예라는 선택 가운데 하나"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의 이런 태도에 대해 윈스틴 처칠 영국 총리도 공감했다. 처칠은 1945년 7월 포츠담에서 해리 트루먼 신임 미 대통령 및 소련 지도자 조셉 스탈린과 함께 회담했으며, 이 회담에서 처칠은 실험에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친 미국 원폭의 실전 사용에 찬성했다. 

 

트루먼 대통령도 회고록에서 "완전한 합의가 있었다"면서 원폭 사용에 대한 분위기를 전했다. 처칠 역시 구체적으로 몇 발을 사용할지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이 결정한 대로 영국도 따를 것을 지시했다. 

 

당시 제임스 코넌트 대통령 과학보좌관은 "대다수 군사 전문가들은 원폭이 그저 큰 폭음만 내는 폭탄 정도로만 인식했으며, 처칠과 스탈린은 아무런 지식이 없는 편이었다"고 보고했다. 

 

표적위원회는 원폭을 동원하면 굳이 일본을 침공할 필요없이 인프라를 파괴할 수 있다고 확신했으며 이에 따라 교도, 히로시마, 요코하마, 고쿠라, 니가타와 도쿄까지 잠재적인 표적으로 분류했다.  

 

이 도시들을 원폭 투하를 통한 잠재 파괴 목표 지로 포함한 것은 예전에 재래식 폭탄 공습을 받은 적이 없어 전문가들이 원폭 투하 효과를 충분히 검토하기 위해서였다.  

 

도쿄도 여전히 잠재적인 원폭 투하 목표였지만 제외됐다. 소이탄 공습으로 이미 10만 명 이상이 숨지고 16제곱마일 면적이 불에 타는 등 상당한 피해를 본 데다 항복협상을 끌어내는데 히로히토 국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관계자들 사이에 넓게 퍼졌기 때문이다. 

 

일본 본토로의 침공 계획을 부추기려고 남부 지역이 원폭 투하 지역으로 최우선으로 선택됐다. 그러나 헨리 스팀슨 육군장관 때문에 쿄도도 잠재 표적에서 빠졌다. 신혼여행을 교도로 다녀온 적이 있는 스팀슨은 교도가 중요한 문화 중심이기 때문에 폭격 대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내세웠다.

 


 

도쿄 대신 선택된 곳이 바로 히로시마였다. 히로시마 도심지에는 육군의 주요 병참기지가 있는 데다 대표적인 병력 출항지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8월 6일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가 히로시마에 폭발력 12kt(화약 1만 2천t 상당) 규모의 원폭 '리틀 보이'를 투하했다. 3일 뒤인 9일에는 또 다른 B-29 폭격기가 20kt급의 원폭 '패트맨'을 적재하고 고쿠라를 향해 발진했다.

 

그러나 기상 여건이 나빠 고쿠라 대신 나가사키로 항로를 바꿔 두 번째 원폭을 투하했다. 문서 연구가들은 나가사키에 대한 원폭 투하는 트루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고 주장한다. 두 발의 원폭 투하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20만 명 이상이었다.

 

문서는 또 '도쿄 조'라는 별명을 가진 세 번째 원폭이 태평양 상의 티니안 섬에서 조립되고 있었다. 티니안 섬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한 B-29 폭격기들의 발진기지였다. 플루토늄 원폭인 '도쿄 조'는 두 번째 표적인 고쿠라에 투하될 계획이었다.  

 

8월 13일 최고위급 두 사람의 군사 전문가들이 주고받은 전화 통화 내용을 보면 고쿠라에 세 번째 원폭을 투하한다는 사실이 들어 있다. 또 생산 중인 12발의 원폭을 추가로 9월과 10월 사이에 다른 표적에 투하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그러나 티니안 섬으로 플루토늄이 반입되는 도중인 8월 15일 일본의 항복 소식이 들려와 추가 원폭 투하 계획은 백지화했다.

 

한편, 트루먼 대통령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 투하를 승인한 뒤 "원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미국 국립문서관리기록청이 공개한 외교문서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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