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총살 당한 공무원의 '월북 증거'라고 내놓은 슬리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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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북한군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를 피격 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A씨가 당시 자진 월북 중 사살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부는 A씨가 실종 직전 선상에 자신이 신고 있던 '슬리퍼' 한 짝을 벗어놓은 점을 보고 월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해양수산부 측 또한 이 점을 주목하며 A씨에 대해 "실족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민들의 의문은 커지고 있다. 월북을 작정한 사람의 마지막 흔적이라고 하기엔 의아한 점이 너무 많아서다.


지난 24일 국방부는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제기하며 실종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슬리퍼를 벗고 배에서 이탈한 점,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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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부는 슬리퍼가 배 안에서 발견된 점을 가장 큰 월북 증거로 제기했다. 해상에서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나 조류에 휘말려 실족한 것이라 보기엔 슬리퍼의 상태가 너무 가지런했다는 것이다. 당시 기상여건도 양호해 단순 실족으로 보긴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같은 자진 월북 가능성에 대해 A씨의 친형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동생이 타고 있던 선박에 공무원증과 신분증이 그대로 있었다"며 "북한이 신뢰할 공무원증을 그대로 둔 채 월북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배에 남기고 간 슬리퍼도 본인 것인지 확실치 않다"며 "슬리퍼가 밧줄 아래 있었던 상황이라 월북 가능성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누가 실족 직전 무거운 밧줄 아래에 슬리퍼를 벗어놓고 가겠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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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월북을 하려고 했다면 증거를 남기지 않게 하려고 슬리퍼를 바다에 던지는 등 흔적을 지우기 위한 노력을 했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이렇듯 진실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경과 관계당국은 A씨가 어업지도선을 이탈한 명확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 A씨의 휴대폰 통화 내역과 금융·보험 계좌 등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


다만 선내확인 결과 휴대폰은 발견되지 않았고 그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CCTV는 모두 고장이 난 상태였다.


결국 A씨 동료의 신빙성 있는 증언 혹은 북측과 A씨와 나눈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하기 전까진 A씨의 자진 월북 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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