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파병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는 레바논 동명부대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물품을 자비로 충당하는 게 부당하다고 호소하는 군인 아내의 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해외파병 임무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군인'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공개됐다.
해당 글에서 자신을 '대한민국 군인 아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돌아오는 날이 1개월 연장됐지만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시류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저 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죽어가는 레바논이라는 곳에서 무사히 돌아온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고 안심했다"고 밝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하지만 A씨는 "(남편이) 갑자기 저에게 부탁을 했다"며 "자가 격리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뭔가 군 가족으로서 인내해야 하는 일이 생겨났구나 싶어 즐거웠던 대화는 끝이 났다"며 "손끝은 분노로 차가워지기 시작했다"며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A씨는 "해외 입국자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무조건 받을 수 있는 자가격리 구호품을 왜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지 자초지종을 들어봤다"며 지자체에서는 동명부대원들이 해당 지자체 지역 주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고 말했다.
이어 "구호품을 제공할 수 없고, 또한 코로나 관련 검사도 제공할 수 없어서 2차례 해당하는 검사를 성남에 있는 수도병원과 대전에 있는 국군병원에 직접 가서 해야 한다"고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A씨는 해당 지자체가 어딘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자체 명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지자체의 가까운 보건소를 나두고 (동명부대) 많은 인원이 그 거리를 다녀오는 것에 불합리함이 있어 보이지만, 이 부분은 군인이기에 국군병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씨는 "그간 많은 역차별을 겪으면서도 말 한마디 안 하고 인내하고 살아왔는데 이번 만큼은 이 세상에 부당함을 전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쓴다"며 청원을 남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레바논으로 들어가는 24진의 건승 기원만 SNS에 올리지 마시고 그리웠던 고국으로 돌아오는 23진 및 다른 파병 부대원들에 대한 사후 관리 처리도 부탁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은 30일 현재(오전 7시 30분 기준) 1만 6천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