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태권도부 훈련 중 중학생 숨져…학교 “책임없다” 발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무더위에 야외에서 훈련을 받던 전북 군산의 한 중학교 1학년 태권도 특기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학교 측이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교는 특기생인 학생이 숨졌지만, 태권도부를 군산의 한 태권도 도장에 위탁해 관리해 왔기 때문에 훈련 과정에서 난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0일 전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숨진 이모(14) 군은 동기 5명과 함께 지난 7일 오전 11시20분께 군산시 월명동 월명공원에서 훈련을 받다가 쓰러져 사흘만인 10일 숨졌다.

 

이 군은 동기생들과 함께 이 학교에 특기생으로 입학했지만, 군산 시내의 한 태권도 도장의 관장으로부터 지도를 받아왔다. 

 

사고가 난 이번 훈련도 오는 15일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 관장의 계획으로 이뤄졌다. 

 

학교 체육부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방학 중 훈련도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번 훈련에 대해서 어떠한 보고도 받은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훈련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적도 없고 더구나 방학에 외부에서 학교장의 승인 없이 훈련을 하다가 사고가 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며 "관리 소홀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인정하지만 무더위 속에 야외에서 훈련을 하다가 사고가 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학교 측의 이와 같은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유족은 "사고가 난 날 학교 관계자들이 병원을 찾아와 위탁 운영을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며 "특기생으로 학생을 받아 놓고서는 인제 와서는 책임이 없다는 소리만 하니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관장은 훈련 전에 학교에 구두로 훈련을 보고했다고 이야기했다. 훈련일지에도 세세히 훈련 내용이 담겨 있는데 어떻게 학교에서 훈련을 모를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유족도 "학교는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다가 아이가 죽게 되자 그제야 병원에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다"며 "이후 장례식장을 나가서는 위탁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전북도교육청 인성건강과 관계자는 "위탁운영 여부와 관계없이 일차적인 관리 소홀 책임은 학교 측에 있다"며 "정확한 경위에 대해서는 추후에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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