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서 출동했다?"…숨진 춘천시 공무원이 '휴가' 도중 의암호에 가야만 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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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의암댐에서 선박이 전복돼 숨진 공무원이 춘천시청 유역관리계의 유일한 남직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휴가 중에도 업무를 도우러 나갔다가 참변을 당했는데, 남자라서 업무를 강요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10일 춘천시청에 따르면 숨진 이모(32) 주무관은 시청 환경정책과의 유역관리계에 재직하고 있었다.


유역관리계에는 이 주무관을 포함해 여성 계장과 직원이 둘 더 있다. 남직원이 1명이다 보니 고되고 힘든 업무는 여직원들 대신 이 주무관이 도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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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변이 난 6일에도 의암댐을 찾은 건 휴가였던 이 주무관이었다. 이날 계장과 여직원은 모두 출근했지만, 어찌된 이유인지 둘 다 시청을 지켰다.


실제로 이 주무관의 이날 출동은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유족은 그의 블랙박스에 녹음된 음성을 토대로 춘천시가 이 주무관한테 출동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랙박스에는 "저 휴가 중인데 어디에 일하러 간다", "중도 선착장 가는 중이다", "미치겠네. 미치겠어", "나 또 집에가겠네. 혼자만 징계 먹고" 등 음성이 담겼다고 한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시청이 출동을 지시했다는 의혹은 시장님이 한 차례 해명해 추가로 드릴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휴가였던 이 주무관한테 업무가 집중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계장은 하반기에, 여직원은 상반기에 각각 발령이 난 사실상 신입"이라며 "아무래도 이 주무관이 더 고생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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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무관이 업무에 능통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업무를 떠맡아왔다는 설명이다. 춘천시의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 주무관은 50여일 전 아내가 출산해 특별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춘천시의 설명대로라면 휴가였던 직원까지 동원해야 될 만큼 두 직원의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주무관은 2018년 9월 임용된 막내 직원이다. 그가 계장이나 선배 여직원보다 업무에 더 능통했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업무 능력과는 별개로 이 주무관이 단순히 남자라서 휴가 중에도 고된 업무를 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이날 사고의 경위와 책임자를 명확하게 가려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참변을 당한 기간제 근로자의 딸이라는 청원인은 "나라에서 고인이 된 분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낱낱이 꼭 밝혀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주무관은 10일 오전 춘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 북한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고로 이 주무관을 포함해 현재까지 4명이 숨졌으며, 2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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