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8뉴스'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휴가철 꽉 막힌 도로에서 고열과 함께 경련하는 아이를 구해낸 건 시민의 작은 배려였다.
우회할 도로가 없는 곳이어서 발만 동동 굴렀던 부모는 운전자들이 하나둘씩 길을 비켜주면서 무사히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난 28일 TJB는 최근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인근 도로에서 운전자들이 고열에 신음하는 2살 아이를 위해 길을 터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5일 일어났다. 하얀색 상의를 입은 남성은 정차해 있던 순찰차에 다가가 2살 난 아이가 고열과 함께 경련을 호소한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엄마가 아이를 안고 걱정된 얼굴로 뒷좌석에 올라타자 순찰차는 방향을 돌려 도로를 내달린다. 편도 1차선 도로 수 킬로미터가 정체된 차들로 가득 차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여름 휴가철 특히 일요일 오후에는 해수욕장을 빠져나가는 차들이 몰리는 상황, 우회도로가 없는 안면도 특성상 20㎞ 떨어진 병원까지 1시간도 넘게 걸릴 수 있었다.
10여 분을 바삐 달려 태안읍에 가까워지자 다시 차들이 2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그런데 앞선 차량 운전자들이 도로 끝 공간을 조금씩 내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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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공간이 나더니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순찰차가 이동했고 다행히 20분 만에 의료원에 도착했다.
아이는 이날 태안의료원에서 열경련을 진단받아 해열제 처방을 받았다고 한다. 이어 자택이 있는 충주로 가서 대학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아이의 부모는 애써 준 경찰과 시민들의 배려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