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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가축 집단 폐사 잇따라...축산농가 비상

수은주가 최고 37도까지 올라가는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축산 농가들이 폭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수은주가 최고 37도까지 올라가는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축산 농가들이 '폭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축사에 차양막·환풍기를 설치, 온도를 낮춰 피해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더위를 먹은 가축 폐사가 잇따르고, 발육 부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 닭·돼지 43만여마리 폐사 

 

젖소와 돼지는 27도, 한우·육우, 닭은 30도가 넘으면 발육에 이상이 생기고 폐사하게 된다.

 

올여름 들어 수은주는 이런 '한계 온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달 30일부터 폭염주의보가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5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4∼35도를 넘나들었고 대구에서는 37.7도까지 치솟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말부터 지난 4일까지 며칠 사이에 전국적으로 닭 39만6천여마리, 오리 3만9천여마리, 돼지 120여마리 등 43만6천여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전남이다. 

 

폭염으로 가축 32만여마리가 폐사했다. 닭 28만1천여마리, 오리 3만9천여마리, 돼지 80마리 등이다. 

 

경북의 축산농가 40곳에서도 닭 6만6천800여마리, 돼지 47마리가 폐사했다.

 

충북(닭 1만9천200마리), 충남(닭 1만6천400마리), 전북(닭 1만3천400마리)에서도 가축이 폐사, 축산농가들을 울상짓게 했다. 

 

전북 고창에서 육계 농장을 운영하는 정균수(63)씨는 "축사에 물을 뿌리고 대형 환풍기를 돌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출하를 하루 앞두고 폭염으로 3천400마리가 죽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축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 "폭염 이기자"…축산농가 피해 방지 안간힘 

 

충북 청주에서 토종닭을 키우는 이모(63)씨는 요즈음 축사에서 살다시피 하며 분주하게 뛰어다닌다.  

 

억지로 닭이 돌아다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더위에 지친 닭이 바닥에 오래 앉아 있으면 열이 오르면서 폐사 위험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전국의 축산 농가는 이씨처럼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 필사적으로 가축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의 축산 농가들은 축사에 차광막을 쳐 그늘을 만들어 주고, 단열재를 붙여 내부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고 있다.  

 

창문 개폐 시설을 수시로 살피고, 전염병을 막기 위한 방역에도 소홀함이 없다.

 

제주도의 축산 농가들도 축사 외벽과 주변에 물을 자주 뿌려 온도를 낮추느라 여념이 없다.

 

충북의 한 농가는 한우가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비타민·무기질 등이 함유된 영양제와 소금을 사료와 섞어 주고 있다.  

 

돼지가 더위를 먹지 않도록 얼음 섞은 물을 하루 2∼3차례 주는 양돈농가도 있다.

 

◇ 폭염 특보 땐 문자메시지·마을방송…지자체도 피해 방지 안간힘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충북도는 지난 4일 '폭염 대비 가축 관리시책'을 각 시·군에 시달한 데 이어 5일 부단체장 회의를 열고 피해 예방책 강구를 재차 지시했다. 

 

93억3천만원의 축산 관련 예산도 서둘러 집행해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각 시·군에 당부했다. 

 

축산시설 현대화 사업비 48억6천만원, 친환경 축산시설 장치 보급비 26억원, 가축 생균제 구입비 10억원, 축사 내부 연무소독시설비 1억5천만원, 기후 변화 대응 예산 7천200만원 등을 조기에 풀기로 했다.  

 

경북도는 폭염 특보가 발표될 때마다 축산 농가가 제때 대비할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울산시는 축산 농가에 환풍기 300대를 지원했다. 축사 내부온도를 제때 낮춰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폭염 대비 가축 관리 요령을 축산 단체에 통보했고, 돼지 일본뇌염이나 가금티푸스 등 여름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충남도는 마을 방송을 통해 축사 지붕에 물을 뿌리고 환기를 자주 시키도록 안내하고 있다.

 

전북 익산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밀폐된 공간에 가축을 많이 키우다 보면 기온이 조금만 올라도 피해가 커진다"며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가축 수를 10%가량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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