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15년간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한 아빠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사이트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우리 아빠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환경미화원 아빠를 둔 고등학생 딸 A씨가 올린 청원이다.


청원을 올린 A씨는 "청소 하청 업체 직원이었던 아빠를 죽음으로 내몬 사장을 처벌해 주세요"라며 "아빠가 직장 내 괴롭힘, 갑질을 당했다"라고 주장하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이에 JTBC가 취재에 나섰고 A씨는 매체에 녹음 파일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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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YouTube 'JTBC News'


공개된 녹취록에는 A씨의 아빠 B씨와 환경 서비스 업체 사장의 아들이 나눈 대화가 담겨 있었다.


녹취록에 담긴 내용은 업체 사장 아들이 청소 민원이 들어왔다며 "잘못했다고 빌든가. 방바닥에 굴러 큰 절을 하든가"라며 B씨에게 혼을 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담당 군청에 확인한 결과 이와 관련한 민원이 들어온 사실은 없었다.


B씨를 향한 업체의 괴롭힘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인사이트YouTube 'JTBC News'


업체는 그의 월급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삭감하는가 하면 B씨에게 폭언을 일삼았다.


그의 주변 동료들은 B씨가 수시로 폭언과 가혹행위를 당해왔다고 설명했다. 한 B씨의 동료는 "비가 오든 춥든 퇴근시간까지 계속 마당에 세워 놓았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B씨에게 퇴사를 권유했고 업체의 불합리한 대우를 받던 B씨는 결국 퇴사를 했다.


이에 A씨는 "(아빠가) 이제부터 사람답게 살겠거니 생각했다"라고 해당 청원 글에 남겼다.


그런데 안도도 잠시 B씨는 지난 6월 30일 회사를 그만둔 5일 뒤 뇌출혈로 숨지고 말았다.


인사이트YouTube 'JTBC News'


A씨는 "퇴사 후 아빠는 스트레스로 인한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51살의 젊은 나이에 우리의 곁을 떠났어요"라고 전했다.


그녀는 "그저 힘없고 백 없다는 이유로 힘든 환경미화원으로서 일방적으로 당해야 했던, 이제는 다시는 볼 수 없는 아빠의 억울한 죽음을 제발 풀어주세요"라며 앞으로는 아빠와 같은 부당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


B씨의 죽음에 관해 JTBC가 회사 측의 입장을 확인했지만 회사 관계자는 "평소 고인이 업무의 과실이 많았다"라며 "부당 대우는 없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회사로부터 부당 대우와 탄압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환경미화원의 자부심과 긍지로 버텨왔던 B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많은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한편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해당 청원은 현재 1만 2천여 명이 참여 중이다.


YouTube 'JTBC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