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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m짜리 수족관에 갇혀 8년간 돈벌이로 이용되다 결국 폐사한 '여수 벨루가' 루이

지난 20일, 2012 여수세계박람회장에 전시된 이후 9년여간 좁은 수족관에서 생활하던 벨루가 한 마리가 폐사했다.

인사이트동물자유연대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수십에서 수백 미터까지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유영해야 할 벨루가가 고작 7m 깊이의 수족관에서 10년 가까이 관람객을 맞이하다 결국 죽고 말았다.


지난 20일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이날 새벽 2시 10분께 '한화 아쿠아 플라넷 여수'에서 벨루가 '루이(12, 수컷)'가 갑작스럽게 폐사했다는 소식이 게재됐다.


루이는 2012년 4월, 루오와 루비와 함께 러시아에서 수입돼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으로 왔다.


당시 3마리의 벨루가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연구·상업 목적으로 국내에 반입되어 9년여간 전시 관람용으로 이용됐다.


인사이트지난 6월 촬영된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벨루가들 / 동물자유연대


야생 벨루가는 최대 몸길이 4.5m, 무게 1.5톤에 달하며 평균 수명은 30~35년이다. 주로 북극해와 베링해, 캐나다 북부해 등에 분포한다.


벨루가는 야생 바다에서 낮게는 20m, 깊게는 700m까지 잠수하는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는 이같은 특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좁은 수조에서 벨루가들이 지내왔다. 그러던 중 '루이'가 갑작스럽게 폐사한 것.


이와 관련해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아쿠아리움측이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Facebook 'Georgia Aquarium'


현재 폐사한 루이에 대해 고래연구소와 서울대 수의학과가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서울대 수의학과가 부검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벨루가들의 사육 환경은 이미 문제로 지적돼 왔다.


2015년 해수부 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벨루가들의 합사 과정에서 수컷 벨루가 2마리가 지속해서 암컷 벨루가를 공격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암컷 벨루가 '루비'는 그 이후로 지금까지 홀로 격리돼 좁은 보조 수조에서 살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좁은 수조 등 열악한 환경은 벨루가들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피부병과 정신적 스트레스마저 유발시킨다고 지적해온 바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Facebook 'Georgia Aquarium'


이번에 폐사한 벨루가 루이를 비롯한 루오, 루비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재단' 소유다.


2012년 당시 벨루가들은 야생에서 포획돼 러시아 틴로(TINRO)연구소 중계로 4월 25일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 4월 28일 여수세계박람회장에 전시된 후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위탁관리 중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애초에 연구 목적의 벨루가 반입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으며 드넓은 바다 자연에서 살던 흰고래 벨루가를 비좁은 어항과 같은 수조에 가두고 연구하는 것은 생태 왜곡의 결과물로서 연구의 신뢰성마저 담보할 수 없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그마저도 본래 취지와 달리 3마리 벨루가는 상업적 목적의 전시와 쇼에 이용되며 엑스포라는 국가적 행사에 동원되어 체험을 통한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라며 재단 측의 책임을 주장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Facebook 'Georgia Aquarium'

멸종위기종인 벨루가의 종 보전 및 해양 생태 수호를 연구라는 명목상의 목적으로 좁은 수족관에 갇힌 3마리의 벨루가들.


미소를 짓는 듯한 얼굴과 둥글둥글한 생김새로 신비로움과 친근함을 동시에 자아내며 사람들에게 기쁨을 가져다주었던 녀석들이지만 루이는 10여 년 동안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다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동물보호단체는 물론 수많은 누리꾼들은 루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관련 단체에 대한 책임과 당국의 뾰족한 조치를 요구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현재 벨루가 1마리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최근 벨루가의 방류를 결정하고 최근 방류기술위원회를 발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