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중학교 2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 A씨는 최근 들어 딸의 계속되는 요구에 힘들어하고 있다.
그는 가정 형편이 엄청 여유로운 편은 아니었지만 딸을 우수한 교육 환경 속에서 키우고자 강남에 있는 중학교를 다니게 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딸은 "50만원 짜리 명품 신발을 사달라"며 A씨를 힘들게 하고 있다.
A씨가 요즘 어떤 중학생이 명품을 입냐며 훈계하자 딸은 "여기 친구들 중 명품 안 하고 다니는 애가 없다. 나만 명품이 없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상속자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지방시
A씨는 "딱 한 번 사줄 형편은 되지만 한 번 사주면 계속 사달라고 할까 봐 너무 고민된다"며 하소연했다.
위 내용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글이다.
위 사연에서 엿볼 수 있듯 최근 명품 아이템을 일상복으로 치장하는 '플렉스' 문화가 10대를 파고들고 있다.
지난달 스마트학생복이 중·고등학생 10대 3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품 소비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명품을 구매한 적 있다'고 답한 학생이 56.4%로 절반을 넘겼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크랩 KBS DIGITALNEWS LAB'
이들 대부분은 성인의 명품 소비를 두고 문제 삼을 수 없는 것처럼 자신들의 명품 소비도 능력 범위 안이라면 문제 삼아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부모의 능력을 자신의 능력으로 치환하는 문화마저 팽배해 있는 탓에 10대의 명품 플렉스 문화는 오히려 더 일반화되고 있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돋보이고 싶고 소외당하기 싫은 마음도 이러한 문화가 더 유행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부모 혹은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올바른 자기관리 방식과 경제 개념에 대한 교육을 해 명품 구매가 사치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노스페이스 그리고 몽클레르 패딩 소비 문화에서 이어져 온 10대 들의 지금 문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