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위해 '혈장' 기부한 완치자들이 전한 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을 기부한 4명의 완치자들의 인터뷰가 화제다.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국민들의 두려움이 커진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을 기증한 완치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비디오 머그 - VIDEOMUG'에는 '"우린 아파 봤으니까...코로나19 빨리 끝내야죠" 혈장 기증한 완치자 인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혈장을 기증한 4명의 코로나19 완치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혈장 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 속에 포함된 항체 및 면역글로블린을 농축·제제화해 만드는 치료제로 확진자의 혈액 없이는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빨라 기대를 받고 있어 보건당국은 완치자들에 혈장 기부를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에 확진돼 치료를 받은 후 무사히 완치돼 퇴원한 영상 속 완치자들은 "아픈 사람 마음은 아픈 사람이 잘 안다고 하잖아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답하며 혈장 기부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과 같이 고통받고 있는 확진자들을 위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혈장을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완치자들은 먼저 코로나19 확진 당시 자신들의 증상에 대해 설명했다.
28살의 회사원 박성언 씨는 "걸리기 전에도, 걸린 후에도 열도 이상이 없고 기침인지 재채기인지를 그냥 어쩌다 한 번씩 했는데 증상이 없다 보니 맨 처음에는 '검사가 잘못된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계속 양성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34살 간호사 김창연 씨는 "죽을 듯이 아픈 경험을 했다. 감기도, 독감도 걸려봤지만 딱 곱하기 2 같은 느낌이었다"라면서 "'이 고통을 영원히 가져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완치자들은 특히 완전한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이 가장 두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28살 회사원 김동현 씨는 "치료제가 딱히 정해진 게 없다 보니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라는 걸 먹으면서도 불안했다"라고 밝혔다.
대학원생 전광현(28) 씨 역시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말라리아약을 먹었다며 김동현 씨의 말에 공감했다.
이어 김창연 씨는 "(에이즈 치료제 같은) 치료제를 먹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 혈장을 통해 이게 중증환자의 치료제가 되고 백신 개발에도 기여되니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혈장 기부 이유를 전했다.
이에 김동현 씨도 "의료진들도 고생하고 또 나라에서도 여러 가지 염려를 해주셔서 우리가 그렇게 치료를 받았는데 우리도 한 번 돌려드려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자신들의 혈장을 기꺼이 기부한 확진자의 인터뷰를 접한 누리꾼들은 "무섭기도 하고 힘들었을 텐데 정말 대단하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진짜 고마운 분들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완치자들에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한편 치료제 기부를 위한 완치자들의 혈장 기부는 점차 늘고 있다.
2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따르면 211명의 완치자가 혈장 공여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