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잃고 죄책감에 고통받다 '극단적 선택'한 소방관, 첫 순직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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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동료를 잃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해 전국민을 울렸던 故 정희국 소방장이 위험직무 순직을 인정받았다.


그간 직무 수행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공무원에 대해 일반 순직이 인정된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위험직무 순직'이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은 56명. 이는 순직 소방관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문제에 처음으로 첫 위험직무 순직을 인정한 것이다. 


인사이트위험직무순직을 인정받은 고 정희국 소방장의 생전 모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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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인사혁신처는 20일 열린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서 울산소방보부 소속 故 정희국 소방장의 위험직무 순직 신청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故 정희국 소방장은 지난 2016년 10월 태풍 '차바'가 몰아치던 날 아끼던 후배를 잃었다.


당시 사망한 고 강기봉 소방교는 인명 구조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가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순직했다.


이 사고로 동료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故 정희국 소방장은 3년여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다 끝내 지난해 8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에는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나는 너무 괴롭다. 정신과 치료도 약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 가족을 위해 버텼지만 괴로움이 또다시 반복된다. 같이 살고 같이 죽었어야만 했다"라는 글이 담겨 그간 괴로움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게 한다.


故 정희국 소방장의 사망 이후 그의 사물함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고 강기봉 소방교의 근무복이 나란히 발견돼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故 정희국 소방장이 후배를 잃은 뒤 자책감으로 괴로워하며 오랫동안 치료를 받은 만큼 태풍 구조활동이라는 위험직무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봤다.


실제로 소방관 3명 중 1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와 극심한 우울증, 수면장애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신적 보호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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