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가고 싶어 후임병에게 '대리 수능' 치게 한 군대 선임
공군 한 병사가 선임병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수능을 대신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한 공군 병사가 선임병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리 응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수험생이 수능에 대리 응시한 사건은 2004년 이후 16년 만이다. 교육당국의 관리·감독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군에 따르면 공군 한 부대에 근무하는 A상병은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시내 한 고사장에서 선임병을 대신해 시험을 봤다.
당시 수험표에는 A상병이 아닌 선임병의 사진이 붙어 있었지만, 감독관에게 적발되지 않았다. 서울 시내 사립대에 다니는 A상병은 이날 휴가를 나와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선임병은 A상병이 치른 점수를 갖고 지난해 12월~올 1월 서울권 3개 대학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의 합격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사건은 최근 국민신문고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한 제보에서 시작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된 자료를 이첩받아 40여일간 조사를 벌였고, 군 당국에 A 상병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군 당국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A상병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상병은 조사에서 대리시험을 치른 혐의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임병으로부터 금품 등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밝혀 범행 동기에 대한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 선임병은 지난달 전역해 아직 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수능 대리시험을 치러준 사실이 있다.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며 "B씨가 같은 부대 선임이지만, 군 내부에서 강압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