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요기요'와 한솥밥 먹자 수수료 올려 자영업자 등골 휘게 한 '배달의 민족'
새로 도입된 오픈서비스란 배달의 민족에서 주문이 성사될 경우 건당 5.8%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대한민국 어디서든 클릭 한 번이면 집 앞까지 음식을 배달해 주는 '배달의민족'.
그러나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면 평균 2천 원에서 많게는 4~5천 원까지 배달비를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대부분 업소가 최저주문금액까지 지정해두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그러나 업소 입장에서는 배달의민족에 내야 하는 수수료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일 터. 소상공인을 궁지로 몰아넣는 배달의민족에 비난의 화살이 향한다.
계속되는 불만에도 최근 배달의민족은 업소를 상대로 수수료를 인상했다. 소비자들은 수수료 부담이 고스란히 전가될 것을 우려하며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배달의민족은 이달부터 새 요금체계 '오픈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오픈서비스 이전 업소를 상단 노출 할 수 있는 '오픈리스트'와 '울트라콜'이라는 두 가지 광고 방식을 운영하고 있었다.
먼저 '오픈리스트'는 각 카테고리의 가장 최상단에 위치되어 있다. 가입비용은 무료지만 주문이 발생될 경우 주문금액의 6.8%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했다.
다음으로 '울트라콜'은 정액제 광고 상품으로 월 8만8천 원을 지불하면 울트라콜 영역에 업소를 노출시킬 수 있다. 오픈리스트 영역 하단에 위치해 있지만 위 항목이 3개로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크게 타격이 없었다.
그러나 오픈서비스로 변경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새로 도입된 오픈서비스는 배달의민족에서 주문이 성사될 경우 건당 5.8%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수수료가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할인, 쿠폰 제공 여부 등 기준에 맞춰 높은 점수를 취득해야 한다.
게다가 노출 업소의 개수 제한이 없어 울트라콜은 유명무실한 셈이라 광고비가 이중으로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수료는 배달의민족과 업체 사이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 업주 입장에서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달비 등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배달앱 시장 독과점에서 비롯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배달전문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와 인수합병됐다. 국내 배달앱 1~3위인 배달의민족·요기요·배탈통이 한 회사가 된 것이다.
합병 당시 일각에서는 DH가 배달시장을 독점함에 따라 수수료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 우려했고, 이게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 역시 광고비 상승이 곧 배달팁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하며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냥 전화로 주문해야겠다", "배신의 민족이다", "이제 경쟁할 필요가 없으니 마음 놓고 수수료 올린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한 자영업자는 이렇게 호소했다.
"배민 때문에 전국 자영업자들 다 등골 휘게 생겼습니다. 한 달에 몇십만 원만 내면 되던 거를 건당 수수료를 올리고 광고 방식도 바꿔서 이제 몇백만 원을 내게 생겼어요. 되도록 전화 주문 부탁드려요"
이에 일부 시에서는 지자체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등 배달의민족 대체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편 배달의민족 김범준 대표는 오픈서비스 실시와 함께 영세 업주들에게 정액제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하며 "새 과금 체계에서 보다 많은 가게들이 더 적은 부담으로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