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대구서 숨진 17세 소년 부모 "열 내리려 목욕탕 벽에 기대 애쓰던 아들 모습 안 잊힌다"

지난 20일 연합뉴스는 18일 대구서 숨진 17세 소년의 부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아이가 열 내리려고 목욕탕 벽에 기대 애쓰던 장면이 잊히지 않습니다...".


가슴을 치며 울부짖는 부모의 세상은 소중한 자식의 죽음으로 인해 허망하게 무너져내렸다.


지난 18일 대구에서는 17세 학생 A씨가 폐렴 증세를 보이다 결국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사연이 발생했다.


앞서 12일 A씨는 고열 증세로 경북 경산중앙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시간이 늦어 검사를 받지 못했고, 다음날 영남대병원에 입원했으나 결국 5일 만에 숨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사후 8번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반 환자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20일 A씨의 부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은 A씨가 고열에 호흡 곤란 증세까지 보였으나 병원 측에서 적절한 대처를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씨의 상태가 악화한 13일 오후 5시쯤 경산중앙병원을 세 차례 찾아가 상급 의료기관 전원 소견서를 받고 구급차를 요청했지만 못 탔다고 전했다.


A씨의 어머니는 "당시 아들의 체온은 42도였고 실신 직전이었다"며 "구급차를 태워달라고 요청했는데 못 탔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심지어 해당 병원은 국민 안심 병원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발열 환자를 따로 두는 곳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A씨의 아버지는 "해열제 하나 받아 집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며 "어지러워서 잠도 못 자는 애한테 바보같이 의료진 말대로 미온수에 씻으라고 했다"고 원통해 했다.


이어 "열을 떨어뜨리려고 목욕탕 벽에 팔을 기대고 애쓰던 그 장면이 아직도 떠오른다"며 "아픈 걸 티 안 내고 꿋꿋이 버티던 애였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라고 오열했다.


한편 A씨 사례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급성폐렴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의료 시스템을 비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이들은 "병원에 호흡기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감염병 환자와 일반 환자를 분리해 진료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새롭게 추가되면서 이로 인한 의료 수요 폭증은 감염병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위중 환자들을 구석으로 내몰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해결방안이 모색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A씨와 같은 안타깝고 억울한 사례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