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랑 싸우느라 '컵라면'으로 끼니 때우는 간호사에 써달라며 200만원 기부한 기초생활수급자

주민센터에 200만 원을 전달한 선우모 씨 / 사진 제공 = 성동구 

[인사이트] 고명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식을 줄 모르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들은 오늘도 잠을 설쳐가며 정면으로 맞서 싸우고 있다.

이렇게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전국 곳곳에서는 민간, 기업, 단체를 가릴 것 없이 기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 또 무엇보다 값진 기부를 한 인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서울 성동구 행당2동에 거주하는 선우모(60) 씨다.

8일 성동구에 따르면 지난 4일 선우씨는 휠체어를 타고 행당2동주민센터를 찾아와 복지담당 직원에게 흰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2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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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님, 도와주러 왔어요"

돈 봉투를 전달한 그는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알려졌다.

선우씨의 형편을 잘 아는 주민센터 직원들이 이를 말렸지만 그의 기부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그는 "병원에 있을 때 간호사분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기초수급자로도 도움받고 있는데 저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TV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간호사들이 컵라면을 먹는 장면을 보고 도와주고 싶어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선우씨.

누리꾼들은 그의 따뜻한 마음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동시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선우씨가 주고 간 200만 원을 포함해 주민들이 낸 기부금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기탁돼 코로나19 관련 종사자나 피해를 본 저소득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재난은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지만 우리가 힘을 모으면 더 피할 수 없는 재앙만은 아니라는 걸 주민들을 통해 배운다"고 전했다.